새해가 시작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생전 처음 맞는 해처럼 각오를 다집니다. 숫자가 바뀔 뿐인데 단단히 마음을 다잡거나 고쳐먹어서 엄청난 변모를 이뤄낼 것 같은 말들을 쏟아냅니다. 마음먹은 대로 되어도 나! 안되어도 나! 입니다. 별다름 없는 자신일지라도 그대로 인정하며 살자고 ‘마음먹기’해 보면 좀 더 여유로운 2024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한 해가 지나갑니다. 언제 시작됐나 싶게 새롭게 다가왔던 날들이 흐르고 흘러서 올 한 해도 어느덧 보름 남짓 남았습니다. 이상하리만치 12월은 다른 달보다 하루하루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한 해를 갈무리하는 지금, 삶의 여정을 함께 한 내 옆의 사람들을 살피며 그들과의 인연을 차분히 되짚어보면 어떨까요? 삶이 흐르는 동안의 즐거움이나…
불어오는 바람이 전보다 순해졌습니다. 볕이 드는 곳에는 어김없이 연둣빛 어린싹이 티끌 하나 없이 말간 얼굴로 나와서 봄이 오고 있다고 부지런히 소식을 전하고요. 계절이 틔워 올린 어린싹은 봄이 온다고 알리는 편지일까요? 봄을 전하는 배달부일까요? 몇 개의 글자로 혹은 사진과 영상으로 단숨에 전해지는 디지털 세상의 선명한 봄소식과 달리,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집을 나서기 전 우리는 목적지까지 자가용을 타고 갈지, 지하철·버스·택시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아니면 그냥 걸어갈지 고심하게 됩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무수한 마음속 갈림길을 만나고 선택하면서 도착지에 이르지요. 물리적인 길은 편리성과 합리성을 근거로 선택하지만, 심리적인 길은 마음에 따라 멈춰서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모든 길에는 출발과 도착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상처를 주고 가슴을 흔들어 놓는 존재가 남이라면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안 마주치면 되니까요. 하지만 물보다 진한 핏줄로 이어져 있어서 안 보고 있어도 이미 내 혈관과 기억을 타고 흐르는 가족의 경우라면 그보다 더 큰 고통은 없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한 둥지가 되고 힘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에…
촉촉한 봄비가 내리더니 갈색 흙 위로 작은 싹이 돋아났습니다. 먼지 낀 잿빛 건물 아래에도, 보도블록 작은 틈새에도, 지난겨울의 칙칙한 흔적을 지우려는 듯 여린 봄 햇살의 조각들이 수채화처럼 온 세상을 물들였습니다. 회갈색 무대 위에서 솟아오른 연둣빛, 노란빛, 분홍빛, 보랏빛, 하얀빛의 봄의 잎들은 마치 폭죽공연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그림책을…
어느새 2021년의 마지막 달, 12월이 되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한해가 끝나간다는 아쉬움과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합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힘든 한 해였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긴장과 고단함이 가득한 마음을 사르르 녹여줄 만큼 따뜻하고 새해에 대한 희망의 향기가 피어나는 그림책 몇 권을 소개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 김영미…
무얼 하든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가벼운 복장으로 운동하기 좋고, 일상을 떠나 여행하기 좋고, 차 마시며 책을 읽기 좋고, 무엇보다 익고 바래가는 순해진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져들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뜨거운 계절을 잘 겪어낸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도 다정한 햇살과 바람을 보내 다독여 익어가게 하는 가을입니다. 10월, 사유의 계절에 우리를 익어가게…
앞만 보고 달리기에 바빴던 젊음의 시절, 다양한 ‘역할놀이’ 속에서 모두의 기대와 필요를 채워주느라 나를 잊고 살아온 세월.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바라보니 나이 들고 머리가 센 ‘할머니’가 마주 바라봅니다. 이제는 나만 생각하며 내 꿈에 맘껏 취해도 좋을 나이, 귀한 시간을 아껴 꿈을 피워 봅니다. 늦게 피는 꽃이 더욱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