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예술

 

삶과 예술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고달픈 삶을 살다가 여유가 있어야 예술에 다가간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삶이 예술로 빛난다’라는 책을 읽으며 삶과 예술이 결코 따로가 아니고 예술로 인해 삶의 고달픔이 상쇄될 수 있음을 알았다. 책이란 이렇듯 매사가 느린 나 같은 사람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준다. 그래서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음악이 어떻게 감정을 자극하는지도 책을 통해 알고, 홀로서기를 끝없이 했으면서도 정작 책을 통해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책을 억지로 읽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책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느리고 더딘 나 같은 독자들을 위한 책을 모아본다.
 



『삶은 예술로 빛난다』

조원재 ∣ 다산초당 ∣ 2023년 ∣ 334쪽

방구석 미술관으로 너무도 유명한 작가의 신작이다. 기존에 읽은 책이 너무 좋으면 신작을 사기가 망설여진다. 혹시라도 실망할까이다. 화수분처럼 좋은 글을 계속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당연하다. 그럼에도 책을 산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을 자주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감사하게, 실망은커녕 더한 환희를 주었다. 이 작가는 깊게 생각하고 치열하게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진정성 있는 작가의 생각은 지금의 나에게 영감을 준다. 미술 작품들의 의미를 되짚어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예술이 삶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는지, 나에게 주어진 많은 것에 화두를 던져주었다. 이런 책을 만난 건 꾸준하게 책을 읽는 내 환경과 그리고 매사가 느리지만 책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나의 기특함 덕분이다.
이 책의 저자가 써서 공전의 히트를 친 『방구석 미술관』은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아예 모르던 그림들에 관심이 가서 좋았다. 읽고 나니 그림들을 제법 아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눅 들던 미술작품이 처음으로 내 마음 깊이 들어온 경험을 잊지 못한다. 올해 신작인 『삶은 예술로 빛난다』는 제목처럼 작품들이 작가의 삶을 얼마나 빛나게 했는지 보여준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쓴이를 알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저자가 드러내고자 하는 만큼 알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읽는 나의 경험치가 깨달음의 범위를 정한다. 이 책의 경우는 작가의 지식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미술에 관한 작가의 진정성에 독자인 나의 경험치를 넘어서는 깨달음을 준다. 그림에 관한 그의 마음을 표현한 글에 감동하여 나는 그림을 알게 되었다.
미술을 모르는가? 그러면 이 책을 읽어보라. 미술작품을 아는가?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라. 마음은 리듬으로, 색으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향으로, 시각으로… 모두의 예술적 도구로 표현되는데 그림을 활자로 표현한 이 책 덕에 난 그림을 글에서 본다.
 


#방구석미술관 #삶과예술 #조원재팟캐스터 #밀레 #모네 #제주살이 #미술관 #장익조 #이우환 #김환기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박진우 ∣ 인물과 사상사 ∣ 2023년 ∣ 301쪽

음악은 우리 삶과 너무도 긴밀하다. 그럼에도 나 같은 경우는 음악이 나와 참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별하지 않으면 더 듣고 싶거나, 찾아서 듣거나, 일부러 시간을 내서 듣게 되지는 않는다. 다들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사는 것 같아서, 아니 그것이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에 표현해 본 적이 없을 뿐이다.
물론 나도 많은 노래에 감동하고, 내 인생의 장면에 음악이 있다. 그것이 자주가 아니라는 고백이다. 절대 음감처럼 음을 미세하게 느끼는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음악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놈의 주눅이 문제다. 고백하는 김에 말하자면, 처음 뮤지컬을 접했을 때 굉장히 이상했다. 말로 해야 자연스러운 대목에서 노래가 나오면, 어색해지고 그 감정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분야를 노래와 연결시킴으로 확장되고 풍성해짐을 알게 되었다. 아니 노래를 알면 생각의 폭이 얼마나 넓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심리학을 노래와 연결해서 심리학의 어렵고 복잡한 사례를 풀어준 이 책은 노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사람 심리에 관심이 많아, 심리학에는 신경이 곧두 서 있었지만 타고난 음치라 음악에 대해서는 신경이 무딘 대로 놔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런 내가 심리학의 여러 기술과 사례와 이론들을 음악과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심리학에 대한 의미보다 음악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미가 나에게 적중했는지 궁금하다.


#음악 #심리학 #감정 #노래가사 #사랑 #마음 #심리학과음악 #음악치료


『홀로서기 심리학』

라라 E. 필딩 ∣ 메이븐 ∣ 2020년 ∣ 267쪽

‘홀로서기’라는 화두가 나에게 어느 나이대에 들어왔는지 짚어본다. 40살 언저리? 50살? 아니 어쩌면 지금부터? 빠르지 않은 건 확실한데 그렇다고 늦지도 않은 것 같다. 나이대에 따라 많이 다른 모습의 홀로서기가 존재한다. 살아있는 한 영원한 화두이지 싶다.
처음 홀로서기는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을 다닐 때 비로소 절감했다. 하지만 지독한 홀로서기를 인식한 것은 돈을 벌어 독립해야 할 때였다. 그러다 가족이 생기고 내가 없어진 삶을 살 때는 홀로 선다는 의미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다 50대가 되어 아이들이 독립을 준비하고 의존하던 남편이 의존의 존재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뒤늦게 할 즈음, 난 진정한 홀로서기를 고민했다.
이 책은 임상 심리학자이며 심리 상담가인 저자가 오랜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에 많은 부분이 홀로서기와 상관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홀로 설 때 비로소 삶 전체가 달라지는 까닭’을 설명하고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도 과거에 살아 내려고 애썼던 행동이 습관화된 결과물’임을 말하고 있다. 감정적인 내가 이성적 사고를 해야 하는 현실 상황이 버거웠지만 해냈고, 그렇게 하면서 살았기에 이루어낼 수 있었음을 인정하고 나를 위로하게 되었다. 나에 대한 연민, 나에 대한 위로를 바탕으로 지금의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시간이 많아지는 시니어로 접어들며 진즉에 중요하게 생각한 홀로서기가 또 다르게 다가왔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지만 괜찮은 어른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고, 홀로 설 수 있기를 바랐지만 홀로 선다는 것이 나를 위로하고 나를 인정한 뒤에 오는 것임을 몰랐다. 갈등하는 나 자신이 힘들 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헷갈릴 때,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리고 흔들리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가슴에 막힌 많은 것들이 결국 내 불안에서 온 것이고, 그 불안은 내가 해결해야만 하는 것임을 이 책이 말해주고 있다. ‘내 감정의 패턴을 아는 것이 먼저이고, 무기력, 우울, 불안을 넘어서고,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리는 감정의 기복을’ 극복하는 구체적 미션을 알려준다. 구체적 미션을 자세하게 따라 하진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키를 내 주머니에서 꺼낼 수 있다는 믿음과 그 해결책도 내가 쥐고 있다면 그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저자의 연구의 결과물을 건너뛰어 읽어도 되고, 절실하다면 그대로 해 봐도 될 것 같다.
 


#감정 #감정의기복 #홀로서기 #긍정적심리 #우울 #불안 #무기력 #인간관계에서홀로서기


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
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