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속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팔랑팔랑 봄이 오고 시원한 물놀이 여름이 옵니다.
나그네의 선물인 가을을 지나면 어느새 눈 내린 겨울 숲에 다다릅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제각각의 색을 맘껏 뿌리며 계절을 노래하는 그림책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팔랑팔랑』

천유주 글, 그림|이야기꽃|2015년 | 36쪽

 두 팔을 쭉 뻗어 펼쳐진 표지를 가만히 바라보면 아름드리 벚나무 밑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는 ‘나비’와 ‘아지’가 보입니다. 이 두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요?
속표지 가득 벚꽃이 그려진 이 그림책은 한가롭고 여유로운 봄날을 보여줍니다. 봄은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훈훈한 바람을 일으킵니다. 소박한 도시락을 가지고 나들이도 가고 싶고 겨우내 읽었던 책을 들고 공원에 가고 싶기도 합니다.
은은한 빛깔의 이 그림책은 ‘나비’와 ‘아지’가 맞이하는 봄날 이야기입니다.
둘은 살랑이며 날아온 벚꽃 한 잎으로 친구가 됩니다. 봄바람은 벚꽃을 날려 우리의 마음을 말랑이게 합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3년을 온통 겨울처럼 살아가도록 합니다.
이제 곧 맞이할 봄날은 ‘나비’와 ‘아지’처럼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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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온다』

이수지 글, 그림|비룡소|2021년 | 148쪽

 무대 위 연주자들의 입장과 함께 음악이 흐르고, 커튼이 열리면 아이들의 신나는 물놀이가 시작됩니다. 비발디 ‘사계’ 1, 2, 3악장에 따라 다양한 재료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신나게 뿜어 오르는 물줄기는 아크릴의 터치로, 역동적인 아이들의 모습은 색종이 콜라주로, 파란 하늘은 수채로 또는 담채로 향연을 펼치며, 우리를 여름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따라 우리를 책 속으로 끌어당깁니다. 마구 물줄기를 뿜어대기도 하고, 오선지 위 하늘의 변화무쌍함까지 더해 그림책에 숨을 불어넣어, 보고, 듣고, 움직이며 오감을 자극하는 놀라운 마술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집안에 갇혀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모처럼 실컷 뛰어놀며 더불어 음악 감상을 통한 쉼까지 더해, 다가오는 여름을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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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선물』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 그림 | 풀빛 | 2003년 | 32쪽

 가을 숲속을 한 사나이가 뛰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차에 부딪혀 기억을 잃고 맙니다. 그 후 그가 머문 곳의 주변은 계절이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나그네의 선물>은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나그네와 베일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숲의 은둔자 같은 그를 가족처럼 품어주는 베일리 씨 가족은 가을처럼 마음이 풍요로운 이들입니다.
기억이 돌아온 나그네는 눈물을 흘리며 떠납니다. 그래야만 이들에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또 다음 해 가을이 올 테니까요. 가을이 그리운 것은 여름과 겨울 사이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그네는 베일리 씨 가족에게 가을의 추억입니다. 가을이 시작될 때 숲에서 남쪽을 향해 뛰어가는 나그네를 만나 보세요. 그와의 만남은 우리를 가을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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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 가에 멈춰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출판사 | 2013년 | 40쪽

 책을 펼치면 하얀 눈이 가득한 숲이 보입니다. 어린 말이 끄는 썰매에 무언가를 싣고 달리던 할아버지는 잠시 숲의 경치에 취해 멈춰 이내 눈 위에 드러누우며 겨울을 만끽합니다. 말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먹을 것이 없는 겨울 숲에 사는 동물들에게 건초와 씨앗을 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아낙이 사는 집에 도착했을 땐 약속한 소식을 전해줍니다.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프로스트의 시에 칼데콧 아너 상 수상 화가 수잔 제퍼스가 하얀 숲의 풍경을 가득 담아서 우리를 마음껏 겨울로 안내합니다.
농장에서의 눈보라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는 작가의 겨울 숲은 하얀 여백과 흑연으로 그린 검정 선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눈보라는 더 거세지고, 어둠은 깊어가지만, 또 다른 약속을 위해 할아버지는 한참을 더 가야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면서도 삶을 천천히 즐기는 것을 전해주며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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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그림책 연구회

어른그림책연구회 – 배수경, 유수진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아름다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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