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이 무엇이냐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강요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순간 자신이 순수했던 모습을 살피다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도 합니다.
작가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거나, 아름다운 삶을 사는 이웃을 살피거나, 나누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반성』
고운기 외 ∣ 더숲 ∣ 2010년 ∣ 255쪽
반성이라고 하면, 과거의 잘못이라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지난날을 후회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 자신이 가졌던 순수한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반성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는 것. 나이가 들면 버거워하면서도 끌어안기만 했던 많은 문제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작가는 아침이면 어머니의 전화를 받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목에 걸리는 사람과 번호를 받으며. 벨이 울리면 목부터 풀고 불효를 먼지 한 톨만큼이라도 만회하려고. 예전 선심 쓰듯 어쩌다 한 전화를 뒤로하고 요즘은 먼저 전화를 겁니다. 자신이 건 한 통의 전화가 어머니에게 보너스라는 것을 알면서. 어떤 작가는 지천명의 나이에 지난날의 소유론적 사랑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야 회한으로 되돌아보며.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노인들의 모습만 봐도 눈물이 나 피해 다니는 작가도 있습니다. 가난한 엄마가 싫어 울렸고 엄마를 창피 해했고, 치매에 걸린 엄마가 돌아가시고 화장터에서 못이 나와 자신이 박은 못이라고 후회합니다. 오랫동안 아버지와 불화하며 불효한 것을 반성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고도 채무자와 같이 자식에게 전전긍긍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파트에서 차를 몰다가 아이에게 머리통을 쥐어박은 이야기 등 20편의 반성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 아름다운 당신』
공선옥 외 ∣ 우리교육 ∣ 2009년 ∣ 247쪽
평범한 삶을 사는 이웃들의 아름다운 삶이 나옵니다. 선장, 화가, 춤꾼, 집배원, 떡볶이 아줌마, 프레스공, 제관 노동자, 복덕방 할머니 등 다양합니다. 나이 아흔에 복덕방을 하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전한 것은 손님을 대하는 할머니의 성심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할머니를 통해 어떻게 해야 어른이 될 수 있는지를 배웠다고, 자본주의 사회의 질서인 ‘돈’의 가치마저 감동의 가치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어르신은 아무나 오를 수 있는 지위가 아니라고. 프레스공 고경순씨는 오늘도 일을 합니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방법입니다. 자신을 키우고 단련해 준 것이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땀 흘려 일할 곳이 없다면 자신은 간암으로 먼저 간 남편을 따라갔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진짜 농부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시간’을 살았고 큰아버지는 ‘세월’을 살았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큰아버지 이야기입니다. 떠도는 사람들은 결코 이룰 수 없는 아름다움을 그들은 살면서 이루어 낸다고. 다른 할 것이 없어서, 이문을 남겨 먹을 생각을 하며 농사를 지은 것이 아니라 그냥 농사를 지었다고. 진짜 농부, 좋은 농부라는 말이 나옵니다. 노동은 노동이고 시는 시일 뿐, ‘노동’의 수식을 받는 ‘시인’이라는 것을 가당찮게 생각하는 제관 노동자 박대용 씨는 ‘완벽주의자 노가다’입니다. “땀 뻘뻘 흘리며 일하고 난 뒤 마시는 소주 한 잔처럼 맑고도 짜릿한 절대어의 시 한 편!”이 꿈이라고 합니다. 문래동 성형공장 손가락 사고, 도계신문, 카페 서빙, 대학로 기독회관 시낭송회로 그의 삶은 이어집니다.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박영희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 260쪽
작가는 언젠가부터 진정한 삶에 대해서는 철저히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이 책은 그 망각들을 반성토록 하는 따끔한 회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진짜 아파 본 사람은 행복에 앞서 아름다움을 먼저 품기 때문이기에.
10년 넘게 저금통 두 개로 이웃과 소통해 온 담배가게 노씨는 장애인입니다. 버거씨병에 교통사고를 내고 아내가 떠나고 자살에서 깨어나 이웃이 챙겨준 담배 상권과 가게로 살아갑니다. 저금통은 어린이 장학재단에 보내고 있습니다. 유년의 기억 때문. 하루 12시간 이상 한 평 남짓 공간에 틀어박혀 일하는 그는 이웃들과 정감을 나누며 살아갑니다. 사는 게 다 빚이라고 말하는 여든다섯 살 왕씨는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400평 옥수수 농사로 얻은 돈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말합니다. ‘이웃을 위해 사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제명을 넘기지 못할 것이오.’라는 스님의 문장이 마음에 걸려 고물과 인연을 맺은 할아버지는 청각 장애로 남들보다 두세 배의 고통을 겪지만, 고물 판 돈을 모아 기부하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마음의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순넷의 나이로 2010년 교직을 떠난 유씨는 교직생활 37년 동안 월급의 10분의 1을 제자에게 내놓았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교단을 떠나려 했다가, 함석헌 선생과의 통화로 참교육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함선생의 당부에 힘을 얻고 몇몇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파악하고 그 아이들의 이름으로 예금통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 밖에도 작가는 불편한 몸보다 불편한 마음을 먼저 돌본 사람, 불우이웃돕기가 아닌 장학금 기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 가족 잃은 슬픔을 사랑으로 감싼 사람을 길 위에서 만나 나누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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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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