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야 할 동물, 아름답거나 슬픈 동물에 관한 세 권의 책 이야기

 

 나이가 들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게 인간입니다.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오면 자연이 손짓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그러기 위해서 인간 생명이 소중한 만큼 다른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어서 그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는 인간이야말로 지금껏 지구상에 살았던 모든 생물 가운데 가장 침입성이 강한 종이라면서 <침입종 인간>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인간이 등장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지역의 수많은 종이 멸종했다고 말합니다. “일단 인간이 발을 들이고 나면 그 지역의 동물상이 붕괴되고 생태계에 격변이 일어난다.”고. 여기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했던 아름답고 슬픈 동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매혹적인 이야기꾼이 쓰거나 그림 동화로 말하거나 동물 우표 그림으로 호소합니다.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세혁 옮김 ∣ 샘터 ∣ 2017년 ∣ 240쪽

저자는 자연의 풍경을 빼어나게 그린 화가이며, 동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한 자연주의자입니다. 그는 평생 ‘자연은 정말 좋은 것’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그는 야생동물에게도 느낌과 소망이 있고, 인간에게 있는 것은 동물에게도 반드시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 하나하나가 가진 개성과 세계관에 주목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전설의 늑대 왕 로보는 절대로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고 자기들이 죽인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입에 대지 못하게 합니다. 로보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사람들이 공들여 숨겨 둔 덫을 금방 알아차리거나 길에서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일단 멈춰 섰다가 옆으로 슬쩍 피해갑니다. 끝내 슬픈 일이 벌어져 궁지에 빠졌을 때 녀석은 마지막으로 단 한 번 울부짖은 후로 다시는 소리를 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로보를 짝이 있는 블랑카 시체가 있는 헛간으로 나란히 눕혀 놓고 짝과 함께 있도록 했습니다. 모성애가 강한 어미 여우 빅슨의 이야기는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쇠사슬에 묶여 있는 새끼 여우에게 밤마다 찾아와 젖을 먹이고 갓 잡은 암탉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여우에게 묶인 쇠사슬을 끊을 수 없음을 알고 새끼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합니다. 새끼의 구차스러운 삶을 어미가 스스로 끝내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자유를 갈망하는 야생마 페이서, 영원한 친구 사냥개 빙고, 현명한 지도자 까마귀 실버스팟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턴 #야생동물 #늑대 #여우 #까마귀 #사냥개 #운명 #친구 #모성애


『내 이름은 도도』

선푸위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 ∣ 2017년 ∣ 276쪽

책은 “도도새처럼 죽은(as dead as a dodo)”이라는 말에서 시작합니다. 산업문명이 지구상의 생물들을 대거 멸종시키면서. 이 말은 “완전히 죽어버린”, “멸종된”이라는 뜻의 숙어가 되어버렸습니다. 1681년 모리셔스에서 마지막 도도새가 죽었습니다. 카바리아 나무의 씨앗을 먹는 동물은 도도새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도도새가 멸종된 후 새로 싹을 틔운 카바리아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던 것입니다. 생태계는 사슬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중 고리 하나만 사라져도 사슬 전체가 끊어져 연쇄적인 재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도도새의 멸종은 산업문명의 무차별적인 생명파괴를 알리는 시작에 불과했고, 훗날 수많은 생물종이 사라진 뒤에야 인간은 애통해했습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지금도 비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00년전만 해도 여행비둘기는 지구상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았지만 지금은 1914년 단 한 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연도와 장소로 시작하고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로 이어지고 ‘죽다’ ‘사라지다’ 사살당하다‘ ’멸종위기에 처하다‘로 끝납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늑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 늑대, 와시카쿠치 일본늑대, 바스타르 인도 치타, 갈라파코스 코끼리 거북, 바하마 제도 카리브몽크 물범 등 끝이 없습니다. 저자는 멸종위기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딸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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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

마틴 젠킨스 글 톰 프로스트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 64쪽

논픽션 그림책입니다. 보전생물학자 마틴 젠킨스가 북극곰, 두루미, 인도호랑이, 검은코뿔소, 동부고릴라, 아시아 코끼리, 그레비얼룩말 등 30여종 멸종위기 동물을 나라별로 소개합니다. 톰 프로스트의 동물 우표그림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그림에는 안타까운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노랑배측범잠자리는 경기도 비무장지대 사미천 가까이에서만 볼 수 있는데 살 수 있는 숲이 정기적으로 불태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극곰은 3분의 2가 캐나다에 산다고 합니다. 기후변화가 문제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 말입니다. 대왕판다는 모든 야생동물 중 가장 눈에 띄고 유명한데, 중국 서부에 겨우 70마리 정도만 산다고 합니다. 불법 사냥도 문제고 숲이 사라지는 것도 그렇습니다.
동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건 모두 인간 때문입니다. 먹거나 가족을 얻거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인간은 욕심을 부렸습니다. 멸종위기 동물들이 인간에게 마지막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오만한 인간의 운명을 미리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구상의 생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이 동물들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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