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람이 만든 공간에서 사람들은 변화하고, 그 변화는 다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갑니다.
살아가면서 머물러야 하는 공간에 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교육혁신의 시대, 배움의 공간을 상상하다』

함영기외 지음 ∣ 살림터 ∣ 2020년 ∣ 253쪽

– 학교 공간에 대하여-
학교혁신이 수업혁신을 시작으로 교육과정 혁신, 평가혁신순으로 이어지며 변화의 물결을 탄 지도 제법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학습을 지원하는 환경은 아직 대부분 그대로입니다. 수업이 변한만큼 학교 공간도 변화해야 하고 공간은 다시 수업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이 책은 학교 공간을 말하며, 꿈 같이 변화된 공간을 사진으로도 보여줍니다.
학교가 “학습, 일, 놀이, 쉼의 장소로, 생명의 존엄성과 안전의 중요성을 익히고 체험하는 학습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기존의 학급은 관리단위가 아니라 자치단위로, 공간의 주인인 학생이 그 공간을 만드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습니다. 개방성 유연성을 주는 설계와 다양한 체험의 공간과 디지털 기반의 창작 교실 지원하는 공간을 상상합니다.
 
학교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바뀐 공간에서 수업의 변화를 꿈꾸고 실행하고 경험한 기억들이 있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공간이 주는 의미를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집 같은 학교, 편안한 쉼터인 학교로서의 공간이 되도록 교육의 주체 중 하나인 교사도 그리고 학부모도 더 나아가 학교가 있는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학교 공간의 변화에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공간 #학교 #혁신 #학교공간 #자치 #교육 #행복 #칭찬


『곁에 있다는 것』

김중미 ∣ 창비 ∣ 2021년 ∣ 382쪽

인천 만석동에서 ‘기찻길옆 공부방’을 열고, 지역운동을 하고 있는 작가를 2021 여름 강화에서 만났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사람들이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한 것이지요. 강화에서 농촌공동체를 이루고, 건강하게 실천하는 작가는 이 소설의 세 명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이 책은 지우, 강이, 여울이라는 고 3인 아이들 집안의 서사를 중심으로 소설의 배경인 은강지역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세 명의 부모, 그리고 그의 부모까지 대를 이은 가족사들은 당연하게 은강이라는 지역과 함께 합니다. 복잡한 서사구조와 근현대사를 잇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만 작가의 섬세한 표현과 주제의식은 마지막 장, 우리 이야기로 모아지면서 그 많은 서사가 희망적으로 정리됩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슬픔으로 끝나지 않은 것은 연대가 주는 힘이고, 그러므로 공동체를 만들며 살아가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태어났으니 살았지만 삶이 시대와 무관하지 않으니, 살면서 벌어진 일들이 우리의 역사이고 그 시대의 산물 역시 우리가 만들어 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난이 사라지기는 어렵고 불평등이 해소되기는 요원한 것 같아도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이 소설을 읽고,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를 권합니다.

#개항시 #마을공동체 #지역운동 #노동조합운동사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인간문제 #촛불집회


『마을로 걸어간 교사들,
마을교육과정을 그리다』

박윤애외 ∣ 살림터 ∣ 2020년 ∣ 291쪽

도시에서는 여전히 마을이라는 단어가 낯설기까지 하는데 마을로 넓어지는 교육공간을 말하는 것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코로나 19가 참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공간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만들었지요. 많은 것이 정지되어보니 내가 사는 반경의 공간들, 그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러면 그 공간은 어떠해야 할까 생각하게 했다고 봅니다.
당근(플랫폼)이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미래는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되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등이 맞춤형 공간을 제공하지는 않을까? 그런데 그 맞춤형 공간이 바로 가까이 있는 마을과 함께 하지는 않을지 뭐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이 책은 시흥시에 자리잡은 장곡중학교 수업의 달인 네 명의 교사가 교원학습공동체를 10년 넘게 하면서, 교육과정을 재구성 하고, 시흥혁신교육지구와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가 서로 협력하여 이루어낸 마을교육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학교내에서 이룩한 수업혁신도 놀라운데 지역교육청이 해왔던 평생교육하고도 연결하고, 마을교육과정으로 거듭나며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한 교육과정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마을’이 복원되고 ‘자치’와 ‘미래’로 연결되는 길인 마을교육공동체는 혁신학교에서 시작해서 혁신교육지구를 거쳐 마을 교육자치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협력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시대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삶과 함께 생각하는 진로까지 모색하게 해서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 단순 거주지가 아니라 교육의 공간으로 변신하게 합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공교육의 모델을 찾자는 혁신학교와 공교육의 지역적인 혁신을 하자는 혁신교육지구는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게 되고, 그것은 민주시민교육 양성으로 귀결된다고 본 것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마을 #배움 #공동체 #공공성 #민주주의 #교육과정 #재구성 #평생교육


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
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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