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 따뜻해지는 날씨에 옷차림도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이제 2024년도 2분기에 접어듭니다.
올 한해가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든, 예상 밖의 일들로 계획과는 벗어나고 있든 다 내려놓고, 우선은 따뜻한 봄날을 즐겨보세요. 봄날에 어울리는,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산문집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노란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13년 | 300쪽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박완서 작가의 산문집입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아치울 노란집에서 박완서 작가가 쓴 글들을 딸 호원숙 작가가 엮었습니다. ‘그들만의 사랑법’에 나오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소설은 우리 부모님의 소박한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 현재 노년의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이 산문집은 우리에게 소박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해 줍니다. 박완서 작가의 따뜻하고 유려한 글에서 위로를 받고, 마음의 평온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죽도록 현역작가이고 싶은 것은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노년기 또한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삶의 가장 긴 동안일 수도 있는 노년기. 다만 늙었다는 이유로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고 여긴다면 그건 삶에 대한 모독이다. 아무것도 안 일어나는 삶에서 소설이 나올 수는 없다.”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이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 328쪽
이도우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문장과 따뜻한 감성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산문집입니다. 작가가 만났던 사람, 말, 글, 풍경과 당시의 느낌들에 대해 적어 내려간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장을 먼저 읽어도 좋습니다. 작가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은 상황과 느낌에 대해 읽으며 독자 또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굿나잇’ 인사하듯 이 책을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조용한 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천천히 읽으면 더욱 좋을 책입니다.
“좋은 시절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정말 지겨운 나날이고 사는 게 엉망진창이라고 투덜대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때가 지나면 비로소 알게 된다. 돌아보니 참 좋은 날들이었구나. 그땐 왜 몰랐을까 라고. 좋았던 시절은 그 무렵엔 느낄 수가 없지만, 한 시절에 이별을 고하려는 순간 새삼 좋은 날이었음을 알려주어 고맙고 서글프게 한다.”
『끌림』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 304쪽
여행 에세이 장르의 가장 유명한 책인 이병률 작가의 「끌림」의 개정판 책입니다. 여행을 가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사진과 함께 들려주는 책으로 지속적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입니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더욱 깊이 있는 내가 되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매일 똑같은 풍경과 똑같은 일상, 주변의 사람들을 벗어나서 새로운 곳에서 작가처럼 여행해 보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용기가 나지 않거나 여건이 되지 않을 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곳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멋진 글과 함께 여행지에서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어 왜 이 책이 여행 에세이 책 중 제일 손꼽히는 책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주 뒤를 돌아다본다.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 아예 멈춰 선 채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뒤돌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