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로 불리는 시기에 접어들면, 100여 년은 짐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숫자로 내가 60년을 살았고, 나의 부모님과 부모님의 부모님, 내 자식들,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 살아갈 시간까지 합하면 더 긴 시간도 가능하다. 물론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공들여 기억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결이 아주 다른 책 세 권을 읽다가 시간에 대한…
소개하고 싶은 강연이 있다. EBS 교양,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국어 > 나민애 교수, 제3강 강의이다.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고 깊이 있게 다룬 강연이다. 강연을 너무 재미있게 들어, 이 주제로 서평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연자는 소설을 읽는 이유로 두 개를 꼽으라면, ‘인간하고 세상을 알고 싶고, 재미있어서’로 들었다. 소설은 작가가…
놀람과 찬탄 그리고 자랑스러움과 기쁨, 좋은 형용사를 작은 망설임도 없이 많은 한국 사람이 공유했다. 오랫동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한강의 그 소설을 문학을 사랑하는 세계인이 격찬하고 인정했다. 다가가기 어렵다고 믿었던 진실을, 사실보다도 더 절실하게 보여준 이 소설은 문학이 주는 힘을 증명해 냈다. 검은색 바탕에 메밀꽃들이 가득한 표지, <소년이 온다>를 다시…
같은 단어도 시대의 가치 기준, 내 상황(나이를 포함한 ) 등 여러 요소로 의미나 느낌이 달라진다. 재미라는 단어는 젊은 시기보다는 노년으로 가는 지금의 나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맛’이라는 단어 풀이도 맘에 든다.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인생 선배인 노학자의 글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의 노년기 이야기가…
시간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 삶보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젊은 날에 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현실에서 모든 답을 찾고 대처했던 젊은 날의 시간이 지나니, 현실 너머의 보이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한다. 삶 너머를 생각하다…
청소년 시기에 한국 현대문학에 빠져 식민지 시절을 간접 경험했었다. 같은 작가 작품을 찾아 읽다 보면 주인공 이름도 비슷하고 결국 작가가 살았던 시대, 그 작가의 삶이 보여 그 시대가 느껴지곤 했다. 근·현대 소설에 등장하는 경성(서울)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 글을 쓴 작가들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을 그…
살아온 날들이 살날보다 확실하게 많아지는 나이에는 느긋해질 수도 있건만 빠른 변화에 가끔은 어지러워, 조급증이 도지기도 한다. 기술의 발전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가, 따라가려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사이 내가 키오스크를 누르고 있고, 대답해주는 기계에게 말을 걸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인공지능(약한)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별반 노력하지 않아도 적응하도록 만드는 기술력은 인간의 통제를…
일상의 번잡함을 벗어나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종류의 일들을 만나 해결해야 할 때가 많은 것이 또 여행이기도 하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도 그 일상을 셋팅하기 위해서는 번거로운 많은 처리들을 했을 터인데 여행을 하기위해 또는 여행의 과정에서 특별한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하는 것을 보면 삶이란 문제를 만나고 그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