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사랑과 희망을 품고 시와 함께 여행을 떠나자

 

 나이 60을 넘으면 치열하게 살아온 삶에서 조금씩 밀려나거나 스스로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순간 다가오는 막막함을 여행으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여행은 한 걸음 물러나 밖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일이라고 합니다. 60+,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하여 시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권합니다.

 시는 낯선 공간에서 풍성한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낯설지 않게 자신을 발견하고 이끌 수도 있습니다. 여기 시와 더불어 떠나는 세 가지 여행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사찰, 산, 시장, 유적지, 마을을 찾아 떠나거나, 시인들의 시작품이 나오는 역을 찾아 나서거나, 시가 있는 등대를 찾는 일입니다.


『시가 있는 여행』

윤용인 저 ∣ 에르디아 ∣ 2012년 ∣ 292쪽

 저자는 “당신의 여행이 시(詩) 안에서 더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희망, 사랑, 치유의 여행길에서 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섬과 도심의 오래된 마을과 자연, 사찰, 느린 길을 찾아갑니다. 작은 사슴들이 사는 아름다운 섬 소록도에서는 한하운의 <보리피리>를 만나고, 곡선이 아름다운 부석사에서는 정현종의 <그 굽은 곡선>을, 길상사에서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순천에 가면 갈대밭에서 순응하는 삶을 배우며, 김수영의 <풀>을 읊조릴 수 있습니다. 저자는 항동 기차여행을 ‘당신이 내리실 역은 희망 정거장’이라고 말하며 김정환의 <철길>을 노래합니다.

“철길이 철길인 것은/ 만날 수 없음이/ 당장은, 이리도 끈질기다는 뜻이다//(중략) 철길이 철길인 것은/ 길고 긴 먼 날 후 어드메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우리가 내팽개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시 #감성여행 #섬 #철길 #희망 #사랑 #치유  #차표 #시집


『시가 있는 간이역』

최학 저 ∣ 서정시학 ∣ 2012년 ∣ 313쪽

기차역은 만남과 떠남, 기다림의 정서가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간이역은 정차만 하는 역입니다. 역무원은 없습니다. 그곳에 잠시 머물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의 간이역 하나 지나고 살아가는가”라는 구절처럼 간이역 하나 지녔으면 합니다. 그곳은 “출발하자마자 도착해야 하는” 곳이며,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발해야 하는” 곳이라고 강경주 시인은 <하단역 지나며>라는 시에서 말했습니다. 그건 바로 삶이고 삶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역, 수원역, 조치원, 대전역에서, 평택역에서, 다시 성북역, 구둔역, 녹동역, 도경역, 새벽 밀양역 등 역이름으로 된 시들이 많고 시 속에 역들의 풍경이 보입니다.

“다른 역들은 잠깐 만에 지나치지만, 천안역에서는/ 한참을 뜸들이며 우동국물까지 들이키는 기다림을.”
“눈 내리는 강촌역은 끊어진/ 추억의 연줄을 되감게 한다”
“저 열차의 뒷모습처럼 희미한 삶을 살다가/ 그리우면 한 번 서 본 역을 찾는다”
“내릴 사람 없고/ 반길 사람 없어도/ 기차를 보련다/ 너무나 그리워/ 기차라도 만나련다” “꽃을 버리고 수덕사역에 내리다”
“서울이면서도 서울이 아니어야 구실하는/ 역아 역사 서울역사”

이런 구절들입니다. 역에 머물다 이런 구절을 만나면 다시 떠나고 싶어집니다.
“기차는 칙폭거린다/ 그리움의 산모퉁이를 돌아/ 커브길을 달리며 대천역으로 가는/ 기차는 칙폭거린다”
간이역을 읽다 보면 별생각이 다 들다가 모든 생각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책 속에서 시를 읽고 기차역을 찾아가거나 역을 찾아가면서 시를 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 #간이역 #기차역 #강촌역 #중앙선 #영동선 #여행  #그리움 #떠남


『시가 있는 등대이야기』

글 동길산 사진 박정화 ∣ 호밀밭 ∣ 2013년 ∣ 274쪽

“등대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눈빛이다/ 사람들은 등대 눈빛에서 위안을 얻으려고 바다를 찾는다”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제 “언제나 한 자리 언제나 한 빛깔”로 자리를 지키는 등대를 찾아 떠났으면 합니다. 등대를 말하는 낱말은 많습니다. “묵언, 불꽃, 학, 우산, 민낯, 중용, 외골수, 경전, 소리, 소통, 느낌표, 접점“입니다. 책 속에서 살펴보는 즐거움이 솔솔합니다.

등대는 ”육지에선 가장 낮고/ 바다에선 가장 높은 곳/ 그리하여 나는 중심이다/ 깃발 같은 등불 펄럭이며/ 가장 낮아서/ 가장 높아진“ 곳입니다. 정일근 시인은 기다리는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을 이어주는 눈빛이 등대라고 했습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등불이 별이라면 밤바다에 반짝이는 등불이 등대입니다.

부산은 등대의 도시입니다. 여섯 광역시 가운데 등대가 가장 많습니다. 유·무인 등대가 65곳이나 됩니다. 관광을 겸하면서 선박운항을 돕는 등대도 있습니다. 용두산 공원에 있는 용두산 등대인데, 정식 명칭은 부산타워등대입니다.

등대의 특징은 시구에서 알 수 있습니다.
”용두산 등대는 우산등대“ ”오륙도 등대는 흰 등대/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등대“
”하리등대는 조개등대“ ”마포등대는/ 내 젊은 날 읽던 문고판 등대“
”누구보다 먼저 오고/ 누구보다 오래 있는/ 월전등대“
”누리마루등대는 벽시계 등대“ ”가덕도 등대는 오얏꽃 하얀등대“
”수영만 등대는 돛대등대“
”용호등대는 승천하기 직전 등대“
”영도등대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등대“

이처럼 등대에는 시가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 #등대 #바닷가 #등불 #시인 #오륙도등대한글 #가덕도등대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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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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