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보신 게 언제인가요?
빠르고 손쉽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편지를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진심을 담은 편지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가장 정성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 스마트폰 메시지와는 비교가 안 되지요. 오늘, 내가 가장 보고 싶은 또는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 한 통 써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하실 수 있도록 편지글로 구성된 책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 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 372쪽
1973년 1월, 이오덕 선생은 권정생 선생을 찾아갔습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이오덕 선생님이 200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30년을 함께 하며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이 책에는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이 주고 받은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아동문학가인 이오덕 선생님과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을 쓴 아동문학가인 권정생 선생님은 서로를 존경하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편지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평생 어린이와 아동문학만을 생각했던 두 선생님의 우정과 위로의 글귀들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게 하며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줍니다.
“솔직히 저는 사람이 싫었습니다. 더욱이 거짓말 잘하는 어른은 보기도 싫었습니다. 나 자신이 어린이가 되어 어린이와 함께 살다 죽겠습니다. 선생님만은 제 마음 이해해 주실 겝니다. 나라고 바보 아닌 이상 돈을 벌 줄 모르겠습니까? 돈이면 다아 되는 세상이 싫어, 나는 돈조차 싫었습니다. 돈 때문에 죄를 짓고, 하늘까지 부끄러워 못 보게 되면 어쩌겠어요? 내게 남은 건, 맑게 맑게 트인 푸른빛 한 조각.”
『나만 아는 풀꽃 향기-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나태주, 나민애 지음 | &(앤드) | 2023년 | 320쪽
시인 나태주 선생님을 아십니까? 나태주 선생님을 모르시더라도 이 시는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수많은 아름다운 시들을 지은 나태주 시인이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이자 ‘시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딸 나민애 작가에게 쓴 편지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나태주 시인 특유의 소박하고 따뜻한 글을 읽는 재미는 물론 함께 수록된 가족 사진들이 보는 재미도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아버지 나태주의 진심을 담은 문장들, 그에 답하는 딸 나민애의 글은 아버지와 딸의 사랑을 느끼게 해줍니다. 오늘 딸에게,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편지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그러니 민애야,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너 자신을 위해서 살고 너의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 살고 또 네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위해서 살아라.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더 좋은 인생, 더욱 너그럽고 편안하고 따스하고 아름답고 환한 인생의 들판이 너에게 허락될 거야”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 312쪽
영혼과 생명을 바쳐 그림을 그린 화가. 지독한 가난과 고독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간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들을 모은 책입니다. 후원자이자 동반자였던 네 살 터울의 동생 테오와 1872년부터 189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주고받은 편지와 그 밖의 다양한 인물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예술가 반 고흐의 고통스러웠던 삶과 그의 미술 작품들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태양의 화가 반 고흐의 인간적인 면과 함께 그의 대작들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어 지속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화가의 의무는 자연에 몰두하고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쏟아붓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 된다. 만일 팔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면 그런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 그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행위일 뿐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진지하게 작업을 해 나가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된다.”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60+책의해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