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가족 – 가족에 대한 책 –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 날…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모여 있는 달입니다.
기꺼이 멀리 있는 가족을 찾아가서 만나고, 가족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되는 5월을 맞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 소설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 276쪽

오랜만에 신간을 발표한 김연수 작가의 소설입니다. 8편의 단편을 싣고 있는 단편소설집으로 가족과 관련된 소재들이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이를 잃고 아득한 어둠 속에 있던 한 여성이 역사 속 인물인 ‘정난주’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살던 삼십대의 독신여성이 아버지의 사망 뒤에 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일으키고, 엄마가 없는 첫 해를 보내게 된 남자 대학생이 역시 엄마가 없는 친구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면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설 속 단편들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고 알려주고 있으며, 깊은 여운을 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달을 향해 걷는 것처럼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이라고. 그래서 저는 치매에 걸려 우연히 떠오른 생각을 의심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믿는 아빠의 마음을, 마치 치매에 걸린 것처럼 사전 경고도 없이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는 신의 마음을 이해한 사람처럼 살아보기로 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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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 400쪽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이민 1세대의 이야기로 ‘사진 신부’가 되어 조선에서 하와이로 건너 간 3명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하와이에서 신부감을 구하기 어려운 이민 1세대 미혼 남성들은 사진을 통해 서로를 확인한 후, 조선의 여성을 하와이로 데려옵니다. 오로지 사진만 보고 혼인 여부를 판단한 신랑과 신부는 하와이에서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게 됩니다. ‘이런 사실들이 있었다고?’라며 놀라움으로 시작한 책읽기는 순식간에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고 재미있습니다. 주인공 버들, 홍주, 송화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뿐 아니라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의 모습도 눈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엄마는 카네이션의 꽃말이 사랑이란 사실을 알고 있을까. 엄마가 키운 카네이션들은 예쁘고 향기 나는 레이가 돼 누군가를 환영하고, 축하하고, 위로하며 따뜻하게 안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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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주택 』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 256쪽

16살의 수림이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여자 친구인 75세 순례 씨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순례 씨가 건물주인 집, ‘순례 주택’에서 할아버지, 순례 씨와 따뜻하고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 수림이는 원래 가족인 아빠, 엄마, 언니와는 거리감을 느낍니다. 현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자본에 따른 이분법적 모습들이 코믹하게 그려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편 자본주의에 물든 내 모습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좀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유쾌하고 예쁜 소설입니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수림아 있잖아, 한 번은 식당에서 옆에 있는 부부 모임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 늙은 부모가 차를 뽑아 줬다. 애들 학원비를 줬다. 매달 생활비를 받는다… 그런 걸 자랑이라고 하고 있대. 부모 도움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마흔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떠들더만, 아주… ‘누가 누가 더 어린가’ 내기를 하고 있더라고, 네 엄마 아빠가 그런 이들이랑 어울렸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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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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