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위로를 주는 음식

 

더운 한여름 날씨, 더위 탓에 귀찮고 지치다 보면 입맛을 잃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긴 음식이 눈앞에 있다면 입맛이 살아나지 않을까요? 화려하지 않아도,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나에게 힘을 주고, 그리운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세계 각국의 할머니들의 집 밥 이야기, 힘들 때 생각나는 위로의 음식, 자연의 먹을거리에 대한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할머니의 행복 레시피』

나카무라 유 지음, 정영희 옮김 | 남해의봄날 | 2018년 | 240쪽

일본의 젊은 요리사가 3년간 세계 15개 나라, 90개 도시에서 만난 100여 명의 할머니들이 시고, 달고, 쌉쌀한 인생의 맛을 전하는 에세이집입니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할머니 헌팅’(인터뷰할 할머니를 찾는 일을 작가가 부르는 단어)을 통해 만나게 된 할머니들을 따라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할머니 옆에 서서 함께 요리를 하고, 수다를 떨고,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습니다. 평범하고 다정한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리와 세대를 뛰어넘어 생생하며, 멋있고, 재미있습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먹는 할머니 손맛의 음식. 무슨 음식이 나오든 맛이 없을 수 있을까요?
“할머니 헌팅을 시작했던 초반, 할머니들에게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 대부분 축하할 일이 있는 날의 특별 레시피를 내놓고는 했다. 물론 그런 요리는 색이 화려하기 때문에 사진이 좀 더 잘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서로 친밀해지지 않으면 가르쳐 주지 않는, 놀랄 만큼 수수한 색들로 구성된 일상 레시피야말로 할머니들의 맛과 지혜가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런 일상 요리는 현지에 가서 맛을 봐야만 비로소 그 진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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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우유』

김주현 지음 | 앨리스 | 2013년 | 296쪽

이 책의 표지에는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 우유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다른 바나나 우유 제품도 많은데, 저는 바나나 우유를 생각하면 항상 이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 우유를 떠올립니다. 다른 바나나 우유를 먹게 되면 무언가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 우유에 추억과 익숙함이 깃들어서이겠지요.
일상이 고되고 힘든 날, 위로받고 싶은 날에는 어떤 음식이 떠오르시나요? 평소에 안 먹어보았던 특이하거나 값비싼 음식이 떠오르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힘든 날에는 어린 시절부터 먹었던 추억과 그리움이 깃든 음식이 떠오르기 마련이지요. 이 책의 부제는 ‘그리움으로 찾아낸 50가지 음식의 기억’입니다. 가족, 사랑, 일상, 여행 네 가지 주제로 담아낸 50가지의 음식 에세이는 읽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청양고추로 만든 다진 양념은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충분히 숙성시키면 깊은 맛이 난다. 다진 양념을 듬뿍 넣고 후루룩 쩝쩝, 얼굴에 후끈 올라오는 뜨거운 김에 눈물이 나고 콧물이 나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 울고 싶다면 칼국수 한 그릇을 쩝쩝거리며 눈물과 콧물을 소매 끝으로 훔쳐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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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밥은 어디서 왔을까』

공선옥 지음, 나혜원 그림| 위시라이프 | 2018년 | 264쪽

소설가 공선옥이 들려주는 음식 에세이입니다. 작가 공선옥이 시골에서 먹고 자란 유년시절의 28가지의 음식 에피소드를 딸 나혜원 화가와 함께 책으로 펼쳐냈습니다. 먹을거리들이 넘쳐나는 세상, 우리의 전통 식재료인 쑥, 봄나물, 머위, 호박, 시래기 등 시골에서의 소박한 밥상에 올라오는 식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작가의 유년 속 먹거리들에 관련된 이야기 속에는 자식을 먹이고 키우기 위한 어머니의 고단한 삶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먹을거리가 없던 시절,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았던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밥 한 그릇 뚝딱하며 살아갈 힘을 얻었던 그 시절의 삶을 떠올려볼 수 있는 책입니다.
“꿈에 본 것같이나 귀한 쌀. 날마다 먹는 쌀밥. 그러나 그 쌀밥을 조금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나는 눈물이 난다. 쌀밥 한 그릇 목구멍에 넣기 위해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숱한 눈물을 흘려야 했던가. 이 땅에 사는 사람들한테서 쌀을 빼놓고는 사실 아무 얘기도 할 수가 없다. 쌀은 단순히 입 안으로만 들어갔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몸을 이루고 정신을 이룬다. 쌀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처음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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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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