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순간 – 조용하고 따뜻하게 위로를 전해 주는 책들 –

 

낙엽이 지는 가을날,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더 많이 느껴지시진 않나요?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11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며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사색에 잠기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번 달에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조용한 위로를 전해주는 에세이집 3권을 골라보았습니다. 틈틈이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들을 즐겨보시면 좋겠습니다.
 



1. 『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 336쪽

독일에서 태어났으나 후에 스위스로 국적을 바꾼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집인 이 책에는 헤세가 본인의 일상을 소재로 삼아 행복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찰한 48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작가로서는 최고의 명성을 얻었으나 개인의 삶은 괴로움의 연속이었던 헤세. 헤세는 예민한 성격과 자살 충동 탓에 괴로워했고, 아내는 정신병에 시달렸으며, 세계대전 때는 조국(독일)에 대항하여 반전 운동을 벌여 많은 비난을 당했습니다. 본인의 괴로움을 승화하여 담아낸 이 책의 글들은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행복과 고통은 우리의 삶을 함께 지탱해 주는 것이며 우리 삶의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을 잘 이겨 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것이라는 말과 같다. 고통을 통해 힘이 솟구치며 고통이 있어야 건강도 있다. 가벼운 감기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푹 쓰러지는 사람은 언제나 ‘건강하기만’ 한 사람들이며 고통받는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다. 고통은 사람을 부드럽게도 만들고, 강철처럼 단단하게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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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지음 | 페이지2 | 2024년 | 288쪽

태수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요란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삶을 조용히 살아가며 행복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평범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는, 웃음이 넘치진 않지만 울음이 넘치지도 않는 그런 조용한 행복을 원하는 어른들을 위한 다정한 글들을 수록하고 있어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작가의 일상적인 마음과 생각들을 담백하게 써내려간 글들을 읽으며 공감을 하기도, 새롭게 깨닫기도 하며 ‘그래, 나쁘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해.’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사람은 불행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 원하는 목표에 실패한 날 치킨 한 마리를 뜯으며 “그래 이 맛에 살지.” 라고 말하는 경우나, 아버지의 병실 앞에서 “아버지가 아프셔서 우리 형제들이 이렇게 다 모였네.” 라고 말하며 웃는 경우는 의외로 우리 인생에서 흔하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뉴턴의 작용 반작용의 법칙처럼 강한 불행은 그만큼의 행복은 아니어도 적당량의 행복은 반드시 돌려준다. 그러나 우린 그걸 인위적으로 막는다. “난 웃을 자격도 없어.” 내 마음은 거기서 죽는다.”
 


#어른 #위로 #행복 #태수 #불행


3. 『그리다가, 뭉클』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 292쪽

작가 이기주가 일상을 관찰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에세이집입니다. 작가는 이 책을 특별한 주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었을 순간의 장면과 한 번쯤은 생각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놓은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 모음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작가는 토요일 오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합니다. 언젠가 그릴 요량으로 미리 찍어 둔 사진을 휴대폰에서 열어서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그린 100여 점의 그림과 일상에 대한 짧은 글들이 따스하고 조용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작가처럼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고, 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살다가 만난 문제가 경험으로 풀릴 때가 있다. 언젠가 한두 번 겪었던 일들이 경험으로 저장되어 있다가 꽤 쓸모 있게 고민을 풀어주었던 것부터 내 경험은 아니더라도 남이 경험해서 알려주는 책이나 영상으로 문제를 풀게 된 적도 어지간히 많았으니까. 결국 오늘 겪은 모든 일이 다 소중해진다. 쓸모없는 경험이란 없다는 뜻. 난감할 때 사용할 치트키 몇 개는 갖고 살아야 한다는 뜻. 그래서 인생이라는 그림을 재미있게 잘 완성하자는 뜻.”
 


#뭉클 #그림에세이 #그림일기 #에세이 #이기주 #소소한 #일상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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