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 나들이 가요 – 그림으로 만나고 책방 주인과 서점 이야기 들으러 가요

 

나이가 들면 가슴 울리는 일을 찾게 됩니다. 사소하지만 마음으로 다가오는 일이 좋습니다. 여행도 화려한 관광지보다 소담스러운 풍경이 더 와닿습니다. 그런 곳 중 하나가 동네책방입니다. 언제부턴가 전국에 그런 공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 곳을 찾아 예쁘게 그리거나, 그런 공간을 만들고 가꾸다 쉬었던 이야기를 담거나, 그런 곳 중에도 조금 남달랐던 공간 이야기를 담은 책을 찾아봅니다. 여행하다가 이런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 이런 공간 나들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그림으로 만나는 독립책방여행』

 오동규 지음, 오정순 외 그림 ∣ 화심헌 ∣ 160쪽 ∣ 2022년

저자는 서점의 정의를 ‘책을 갖추어 놓고 팔거나 사는 가게’가 아닌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서점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서점이 많이 나왔고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영자의 취향이나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도서 진열이 각양각색입니다. 이제 자신의 가치관이나 취향에 따라 골라 다녀야 하는 시대라고 말합니다. 대형서점이 생겨나다가 동네 책방이 사라졌는데, 2010년 전후로 생기기 시작한 독립서점(동네책방)은 2022년 전국에 700여개가 넘게 생겼다고 합니다. 물론 이중 운영의 어려움으로 3곳 중 1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저자는 여행지 중 책방 하나를 살짝 하나 끼워 넣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취미 또는 직업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전국 동네책방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각각 정했고 66곳을 그렸습니다. 물론 이곳 외에 좋은 책방이 많다고 합니다. 그림은 수채화, 아크릴화, 색연필화로 각자 선호하는 기법으로 그렸습니다. 그림이 이쁩니다. 그림만 보면 직접 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방 그림 옆에는 책방 소개도 짧게 했습니다. 당진의 <오래된 미래>는 “미술관과 오랜 이야기가 깃들여 있는 역사적인 장소가 많아 감성여행지로 소문난 당진 면천읍성 성안마을에 예쁜 기와지붕을 한 이층집이 있다. 이곳은 책을 무척 좋아하는 지은숙 대표가 운영하는 동네책방이다. 60년된 이 집은 지은숙 대표가 10년전부터 책방을 열고 싶어 찜해 놓은 건물이라고 한다. 자전거포였던 이 집을 매입 후 리모델링하여 2019년에 책방을 열었다.”라고 하고, 서울 미스터리 유니온은 “이화여대 앞 신촌 기차역 근처 골목길에 자리한 추리소설 책방이다. 광고회사 출신의 유수영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7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지만 오로지 추리소설로만 가득 채워져 있어서 추리소설 전문서점이라고 할 만하다.” 라고 하며, 부산 책방동주는 “국내1호 자연과학 책방으로 ‘하늘과 바람과 과학’의 모토로 신라대학교 교수님이 직접 운영하며 큐레이션하고 있다. 책방에는 자연과학서적을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맞춤 가이드를 하고 있으며, 여러 창작들의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며 판매하고 있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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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책방 천일야화』

 백창화 ∣ 남해의 봄날 ∣ 276쪽 ∣ 2021년

잡지 기자로 활동하다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가정문고를 열고, 일산과 마포 성미산에서 ‘숲속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작은 도서관 활동가로 일했던 저자가 충북 괴산으로 가서 가정식 서점을 우리나라 최초로 열었습니다. 이후 책방 일에 몰입하고 휴식하다 글을 썼습니다. 2002년 ‘숲속작은도서관’ 간판을 단지 20년이 흘렀습니다. 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자연 속에서 읽고 쓰는 즐거움, 시인의 꿈이 다다른 시골 작은 책방, 숲속책방이 내게 준 것들, 학교도서실과 시골 책방의 어려운 동거, 책장지기도 읽지 않은 책 등입니다. 저자는 “걸작을 써내는 작가의 꿈은 애초에 접었으나, 일상 기록자로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충만한 삶의 모습을 쓰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책 속에는 어떤 식으로 책을 선별하느냐, 책을 고르기 위해 선택하는 통로에 대하여 솔직하게 말합니다. 아쉬움도 토로합니다. 책방을 열었던 초기에는 자신이 읽지 않은 책이 서가에 놓지 않았는데 손님이 늘고 업무가 많아지면서 그럴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문한 책들이 와서 즐거운 괴로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분류하여 책장에 꽂으면 잊고 읽지 못해서 거실 중앙 테이블에 쌓아놓고 읽으려고 애를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책들은 들춰보지 못한 채로 팔려나가기도 한다고. 급기야 꼭 보려던 책은 방 책상 위로 따로 빼두기도 했다고. 책방을 열고 책방지기로 걱정이 되는 건 책에 대한 욕구가 점점 엷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항상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방에서 사들이는 책이야기입니다. “내가 읽고 싶어서 구매한 책과 책방지기로서 우리 책방에 어울릴 법한, 혹은 책방 독자들이 좋아할 만하다 싶어 구매한 책”이라고. 이것 역시 초기에는 전자였지만 지금은 후자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책방 천일야화에 빠져들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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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꾼 이색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 바이북스 ∣ 318쪽 ∣ 2017년

저자는 책이 귀하던 시절 교무실 옆 작은 도서관에서 책과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밖에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는 활동적인 아이였지만 텅 빈 도서관에서 책 읽는 재미도 누렸다고 합니다. 그러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방학 때도 눈보라 치는 날도 갔다고. 오로지 책 한 권 사러 가는 길은 가슴 설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건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책에 대한 기대감,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의 제목, 책을 열면 풍기는 종이 냄새,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문장들, 내 마음에 꼭 드는 책을 골랐을 때의 풍만감 등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새로운 스타일의 동네서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알고 동네서점 리스트를 뽑아서 서점탐방을 했습니다. 그곳을 갈 때마다 놀라웠다고 말합니다. 책에는 서점탐방의 물꼬를 터준 ‘북바이북’부터 괴산, 통영, 서울 그리고 도쿄까지 다녀왔습니다. 주로 이색서점 중심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술을 팔기 시작한 ‘북바이북’, 거실에 책방을 차려서 최초의 가정식 서점을 만든 ‘숲속작은책방’, 짐 보관 서비스와 독립출판을 도와주는 여행 전문서점 ‘짐프리’, 문화 예술인들을 위한 책으로 큐레이션한 ‘땡스북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다닐 수 있또록 다양한 강좌를 마련한 그림책 전문서점 ‘타샤의 책방’, 통영의 문화 예술인들을 재조명하면서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봄날의책방’”을 말하면서 독특함과 매력을 발산한다고 합니다. 운영자에게 들은 서점 이야기도 합니다. 방문자들 중에는 공간 자체를 즐기러 오는 사람이 책을 사러 오는 사람보다 더 많다고. ‘탐방서점’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책 읽는 것보다 책이 있는 공간을 좋아해서 참여했다고 말한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고 했습니다. 한편 책방 생존이야기도 과천 타샤의 책방 김현정 대표 이야기로 소개했습니다. “책만 파는 서점은 생존하기 어렵다, 뭔가 독특한 특색이 있어야 동네 서점이 생존 가능하다”라고. 지금은 서점에서 술을 팔거나 가구를 팔거나, 이벤트를 하는 등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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