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 읽기

 

매해 10월 초, 스웨덴 한림원(아카데미)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노벨문학상은 노벨상 6개 분야 중 하나로, 이상적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 뛰어난 기여를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1901년 노벨상 제정 이후 문학상은 2022년까지 총 114차례 수여되며 11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2022년 올해의 수상자는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로 발표되었지요. 아직 한국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다리며, 근래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대표작을 소개해 봅니다.



『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19년 | 620쪽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폴란드 작가)의 대표작으로 ‘경계선을 넘어섬을 삶의 한 형태로서 충만한 열정으로 그려낸 서사적 상상력’ 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여행을 떠남과 관련된 1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록한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장애인 아들을 보살피며 살다가 일상에서 탈출하여 지하철역 노숙자로 살아가는 여인, 프랑스에서 사망한 쇼팽의 심장을 몰래 숨겨서 모국인 폴란드로 돌아온 쇼팽의 여동생, 죽어가는 첫사랑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수십년 만에 모국을 방문하는 연구원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이동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고, 지구촌 곳곳의 인물들의 삶을 살펴보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한 귀퉁이에 서서 바라보는 것. 그건 세상을 그저 파편으로 본다는 뜻이다. 거기에 다른 세상은 없다. 순간들, 부스러기들, 존재를 드러내자마자 바로 조각나 버리는 일시적인 배열들뿐. 인생? 그런 건 없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선, 면, 구체, 그리고 시간 속에서 그것들이 변화하는 모습뿐이다. 반면에 시간은 미세한 변화의 측정을 위한 간단한 도구에 불과하다. 아주 단순화된 줄자와 마찬가지다. 거기엔 눈금이 딱 세 개뿐이다. 있었다, 있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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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피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 231쪽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Peter Handke, 오스트리아 소설가이자 극작가)의 대표작으로 ‘인간 경험의 지엽성과 특수성을 언어적 재간으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성’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희곡으로 1966년 초연 때부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오늘날까지 널리 공연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시간은 재생될 수 없습니다. 어떤 연극에서도 시간은 반복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만회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불가항력적입니다. 시간은 상연될 수 없습니다. 시간은 현실입니다. 현실인 시간은 연기될 수 없습니다. 시간을 제거한 연극만이 연극입니다. 시간이 함께 상연되는 연극은 연극이 아닙니다. 시간과 무관한 연극만이 의미를 지니지 않습니다. 시간과 무관한 연극만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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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 348쪽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 탄자니아 출신의 영국 작가)의 대표작으로 ‘문화와 대륙 간 차이에 놓인 난민의 운명과 식민주의의 영향을 단호하고도 연민 어린 시선으로 통찰’ 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아랍계 이슬람 동아프리카인이라는 다층적인 소수자의 정체성을 간직하며 영국 사회에서 망명자로 살아온 작가가 그리는 아프리카는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모습들이 가득합니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열두살에 집을 떠나오게 된 유수프의 고단한 삶을 들여다보는 내용으로 낭만, 환상 등을 배제하고, 현실을 그대로 응시하고 있어 더욱 깊이 생각하며 읽게 되는 책입니다.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아?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다고 생각해봐. 유수프,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걸 상상해봐라, 그 곳에서 세상의 모든 물이 흘러나온다는 것을 너는 아니? 낙원에는 네 개의 강이 있단다. 강들은 동서남북 여러 방향으로 흘러서 신의 정원을 사등분하고. 그래서 어디에나 물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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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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