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읊조리다 – 한국의 대표 시를 읽다 –

 

어느 덧 2023년도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연말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어떤 주제로 책을 추천해 드리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한국시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누구나 이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들을 담은 책 3권을 권해 드립니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시를 읊조리며 조용하고 사색적인 연말의 시간을 보내보시기 바랍니다.



『김소월 시집』

김소월 지음 | 밀리언셀러 | 2019년 | 184쪽


한국 시인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떠오르는 시인이 있다면 누구신가요? ‘김소월’ 시인을 손꼽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한국의 시인으로 서정시로 유명한 시인입니다. 한국 귀화 필기시험에 <진달래꽃>의 지은이가 누구냐는 문제가 나올 만큼 김소월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정도이지요. 이 책은 김소월의 대표적인 시들을 한권으로 집약하여 「진달래꽃」, 「금잔디」, 「산유화」 등의 주옥같은 명시를 감상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김소월 #시집 #한국시인 #진달래꽃 #엄마야누나야 #산유화 #금잔디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

조서희 엮고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 256쪽




이 시집에는 부제가 있습니다.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시인, 대학교수,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조서희 교수는 이 책에서 사랑과 상처, 눈물과 그리움, 슬픔과 고통, 화해와 용서 그리고 행복에 관한 시들을 소개합니다. 저자가 엄선한 아름다운 시들을 소개하고 시평을 덧붙여주어 시에 대한 이해를 돕고, 더욱 풍성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세상은 잘라놓은 천 조각을 하나하나 꿰매어 놓은 조각보처럼 연결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삶 또한 단춧구멍을 찾는 일처럼 작은 데서부터 비롯된다. 우리가 가끔 단추를 잘못 채우는 실수를 하듯이 세상살이 역시 마음먹은 대로 채워지지 않는 법이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마음속에 잘못 채운 단추 하나쯤 품고 있다면 이참에 슬며시 꺼내어보자. 어쩌면 우리도 그 단추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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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 전집』

이상 지음, 권영민 책임편집 | 민음사 | 2022년 | 616쪽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선구적인 문학을 창조해낸 작가 이상의 전집입니다. ‘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 라고 불리며 한국 문학의 현대성을 창조해 낸 이상의 시를 모아놓았습니다. 어렵지만 한 번은 읽어보며 그 의미를 이해해보고자 노력하고픈 이상의 시들. 이번에 마음먹고 한 번 정독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문학평론가인 권영민의 해설은 난해하고 실험적인 이상의 시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즐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말이라도했겠소

 
‘거울’은 빛의 반사를 통해 사물을 영상을 만들어 낸다. 시적 화자는 거울 속의 영상을 보고 현실적 존재로서의 ‘나’와 ‘거울 속의 나’를 대립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나’의 이중성은 자아의 분열 또는 대립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상 자신이 고심했던 시간의 비가역성이라는 주제와 결부할 경우 그 문제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상 #이상전집 #이상_시_해설 #권영민 #오감도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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