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뜻합니다.
요즘 들어 ‘인권’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듣고 있지 않으신가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뉴스로 전해들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인권 침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나라에서만 인권이 침해되고 있을까요? 인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잘 공부해야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어렵게만 생각되는 인권에 대해 알려주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인권의 최전선』
조효제 지음 | 교양인 | 2020년 | 384쪽
인권이 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자동적으로, 가지런하게, 순리대로, 직선적으로 발전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저자인 조효제 교수는 성공회대 사회학 교수이며, 인권전문가로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강의와 저서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가 급변하면서 과거에 비해 개인이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늘어났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인권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몰랐거나, 숨어있었거나, 인정받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세상은 편리해지고 좋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갈등과 비판과 증오가 산재합니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저자는 각 주제별로 63편의 짧고 굵직한 생각들을 들려줍니다.
“코로나 사태는 어떤 재난이 발생하면 그것이 자연 재해이든 인간이 일으킨 사고이든 반드시 사회적 차원을 거치면서 피해가 차등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빈곤층, 노약자, 기저질환자, 장애인, 여성, 콜센터 근무자, 택배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응대 노동자, 이주 노동자들이 더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재난 자체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는 반드시 불평등하게 돌아간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금 보여준 사례이다.”
『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
구정우 지음 | 북스톤 | 2019년 | 320쪽
혐오표현, 갑질, 괴롭힘, 페미니즘, 난민…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은 ‘인권’과 연결됩니다. ‘인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현재가 과거보다 인권이 더 존중받고 있을까요?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날카롭게 대립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인 구정우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지난 10년간 ‘인권사회학’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오고 있습니다. 각 이슈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는 내용을 읽으며 해당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과 입장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서입니다.
“난민 문제를 다룰 때에는 유독 인도주의적 관점, 인간의 보편적 정서 등 누구도 섣불리 반박하기 어려운 ‘좋은 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난민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인종차별주의나 혐오주의자여서 난민을 배척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죠. 막연한 인권이니 인도주의니 하는 것 때문에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법을 만드는 ‘높으신 분’들이 아니라 난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일반 국민이라는 점에서 반발이 더 큽니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검토 없이 무작정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이상론적인 접근이라는 것입니다.”
『곱창 1인분도 배달되는 세상,
모두가 행복할까? 』
오찬호 글, 소복이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0년 | 200쪽
이 책은 우리가 인생 전체에서 만나는 온갖 차별들을 40개의 테마로 정리해서 이야기해줍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쓴 책이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쉽지 않습니다. 저자인 오찬호 박사는 한국사회의 차별을 비판하는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하여 불평등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도 차별이었구나’ 하고 놀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의식하지 못하면서 편견을 가지고 남을 판단했던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나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는 차별의 말로 들리거나 상처를 줄 수 있을 테니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난’을 바라보는 고정 관념이 생겼습니다. 가난하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기준이 만들어졌지요. 대부분이 유혹을 참고, 욕망을 억누르고, 고통을 견디고, 쾌락을 절제해야 하는 내용, 그러니까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입니다. 이것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 낸 누군가의 과거 회상 정도라면 귀감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답게’라는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혐오하는 거라면 분명 문제입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청소년이 입술에 바르는 만 원 남짓한 틴트 하나만 꺼내도 “그런 것도 있어?”라고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당에서 잡채밥이라도 시키면 ‘비싼 거 먹을 돈은 있네’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죠. 문화나 여가 생활이라면 더 심합니다. 빈곤층 학생이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가겠다고 하면 욕심이 과하다고 하고, 임대 아파트 사는 가정이 제주도 여행이라도 가면 검소하지 않다고 빈정거리죠. 뮤지컬 관람이라도 희망하면 ‘그거 안 본다고 안 죽는다’ 면서 비꼽니다.”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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