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좋아하세요? – 물고기 박사와 소설가가 쓴 물고기와 삶 이야기

 

30년 이상 어류를 연구해온 물고기 박사가 쓴 물고기 이야기 책 두 권과 태어난 곳에서 직접 고기를 잡으며 사는 소설가가 쓴 물고기와 삶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멸치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황선도 ∣ 부키 ∣ 2013년 ∣ 240쪽 

물고기 박사가 쓴 물고기 이야기입니다. 무려 30년간 어류를 연구해왔다고. 1월부터 12월까지 소제목이 재미납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읽고 싶게 만들 정도로요.
사실 처음엔 책 제목에 끌린 것도 사실입니다. 멸치 머리를 보면 블랙박스처럼 모든 걸 알 수 있다는 의미지만 참 잘 지었습니다. 소제목을 나열해봅니다.
“명태 사라진 명태를 현상 수배합니다” “숭어 배꼽 달린 물고기를 아시나요” ”멸치 그 작은 머릿속에 블랙박스가!“ “복어 빵빵한 뱃속엔 뭐가 들었을까” “뱀장어 아직도 다 풀지 못한 산란 미스터리” ”갈치와 전어 가을에 만나는 은백의 밸리댄서와 고소한 뼈꼬시“ “홍어 죽음을 뛰어넘는 지고지순 로맨스” 등등.
한편 물고기 16종 생태는 물론 이름의 유래와 속담, 먹는 법과 조사 현장에서 겪은 재미난 이야기도 나옵니다.
‘넙치와 가자미는 눈이 왜 한쪽에 몰려 있을까?’ 저자는 “넙치나 가자미 모두 갓 부화한 새끼일 때는 다른 물고기와 같이 눈이 양쪽에 하나씩 붙어 있다. 그러나 3주 정도 지나 몸길이가 10밀리미터 정도로 성장하면 눈이 이동하는 변태를 하게 된다. 넙치 종류는 오른쪽에 있던 눈이 왼쪽 눈 옆으로 이동하고, 가자미 종류는 반대로 왼쪽 눈이 오른쪽 눈 옆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부터 물 밑바닥에 바짝 붙어서 저서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바닷물고기 교양서이며 생태서이자 요리서이며 해양생활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멸치 #블랙박스 #갈치 #홍어 #뱀장어 #솔직한글 #노보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 문학동네 ∣ 2014년 ∣ 364쪽

저자는 자신이 태어난 거문도에 섬사람들과 함께 살며 직접 고기를 낚는 어부이며 소설가입니다. 저자가 낸 첫 책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에 이어 두 번째 자산어보입니다. 저자 자신이 작가인 만큼 글을 읽고 해산물 시장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군침 돌게 만드는 문장으로 독자들을 당깁니다. 그 맛은 이렇게 나옵니다.
‘갈치 군대어는 내가 왜 육지로 시집왔을까 탄식하는 맛’ ‘삼치 망어는 아홉 가지 중에 가장 먼저 손 가는 맛’ ‘모자반 해조는 해장국을 위하여 술 마시는 맛’ ‘숭어 치어는 고관대작 부럽지 않은 서민의 맛’ ‘문어 장어는 불쑥 찾아오는 알토란 같은 맛’ ‘고등어 벽문어는 뻔히 아는 것에 되치기당하는 맛’ ‘가자미는 계절을 씹는 맛’‘해삼은 약통을 통째로 씹는 맛’ ‘홍합 담채는 어떤 사내라도 한마디씩 하고 먹는 맛’ 등등.


#자산어보 #한창훈 #고등어 #삼치 #서민의맛 #망어 #장어 #벽문어 #가자미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황선도 ∣ 서해문집 ∣ 336쪽 ∣ 2017년

물고기 박사인 저자는 이번에는 ‘맛은 알아도 정체는 묘현했던 바닷속 생명들의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무시받던 해산물이 돌아왔다면서, 자신들도 주류이고 싶다고 외치는 ‘해삼·멍게·개불’이야기, 바다향 물씬 풍기고 톡 터뜨려 먹는 재미를 주는 멍게와 미더덕을 말합니다.
해산물의 유구한 내력을 볼 수 있는 우리 옛 문헌까지 소개합니다.
조개의 여왕인 전복과 소라, 멸치 같은 멸치 아닌 ‘비양도 꽃멸’, 바다의 우유인 굴, 남도 조개 삼형제인 꼬막, 새꼬막, 피조개 등 바닷물고기부터 패류까지 해산물의 유래와 생태를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삶과 연결된 다채로운 이야기와 제주 해녀와 일본 해녀, 무엇이 다를까? 피조개의 피가 붉은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야기까지 풍성합니다.


#물고기박사 #비린내 #해산물 #비양도꽃멸 #조개삼형제 #제주해녀와일본해녀 #피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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