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 – 북유럽에서 건너온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책 3권 –

 

북유럽 하면 숲, 최고의 복지시스템, 추운 날씨, 오로라… 등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꼭 가봐야지 결심도 해보고요. 그런데 북유럽 문학작품을 읽어보신 적 있나요?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동네 도서관, 서점에서 북유럽 소설들을 쉽게 만나실 수 있답니다. 북유럽(스웨덴, 노르웨이) 작가들이 쓴 소설 중 유명한 작품 3권을 골라보았습니다.



1.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 452쪽

스웨덴의 칼럼리스트인 프레드릭 베크만의 첫 소설집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2015년에 발표되었고, 2023년에 국내 50만부 판매 돌파 기념으로 리커버했습니다. 스웨덴과 미국에서 이 책을 원작으로 각각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오베는 59세의 남성으로 매일 아침 6시 15분 전, 알람도 없이 일어나서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고, 같은 일과를 보내고, 한 세기의 3분의 1을 한 직장에서 일을 합니다.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그는 ‘이전 세대’가 되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고, 반년 전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낍니다. 책임져야 할 사람도, 일자리도 없어진 그는 아내 뒤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삶을 버리기로 한 순간, 이웃들이 오베의 인생에 참견을 하기 시작합니다. 혼자 사는, 조금은 까칠하고 불평 많은 남성이 이웃들과 더불어 살게 되는 모습을 보며 편안하게 웃음 짓고,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다른 집 아내들은 자기가 머리를 새로 한 걸 남편들이 못 알아본다는 이유로 짜증을 내잖아요. 제가 머리를 하니까 우리 남편은 내가 달라졌다고 며칠 동안 짜증을 내더라고요.” 소냐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게 오베가 무엇보다 그리워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늘 같은 것. 오베는 사람들은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는 언제나 제 역할을 했다. 누구도 그에게서 그걸 빼앗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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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 512쪽

기자와 PD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늦깎이 데뷔작으로 소설가가 된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로 인구 900만의 스웨덴에서 100만부가 팔리고,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가 팔린 유명 작품입니다. 스웨덴의 한 작은 양로원에서 백 살 생일 파티를 앞둔 알란은 창문을 넘어 화단으로 뛰어내립니다.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결심하고, 양로원을 탈출한 그는 버스터미널에서 예의 없는 한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치고, 트렁크로 인해 큰 말썽이 빚어지게 됩니다. 알란이 도피 과정에서 겪는 모험과 그의 지난 삶을 다룬 이야기는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북유럽식 유머를 즐기며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알란의 인생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알란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었다. 그 메시지가 소년의 영혼에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렇게 정착한 뒤에는 영원히 남았다. <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다.> 이 말에 내포된 의미 중 하나는 절대로 불평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적어도 타당한 이유 없이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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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 152쪽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소설입니다. 욘 포세는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저널리스트, 작가, 번역가로 희곡, 소설,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방대한 작품을 써왔습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내용에 마침표가 없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도,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도, 비범한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주인공의 내면의 목소리를 주로 단순하고 간결한 언어로 들려주는데 자꾸만 반복하고, 멈추며 느리게 읽게 됩니다. 주인공 요하네스의 탄생과 죽음을 내용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읽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리고 무섭지도 않고, 페테르가 말한다. 그렇군 요하네스가 말한다 하지만 에르나, 에르나도 거기 있나? 요하네스가 묻는다 자네가 사랑하는 건 거기 다 있다네. 사랑하지 않는 건 없고 말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그렇다면 마그다, 내 누이도 거기 있나? 요하네스가 묻는다 그럼 물론이지, 페테르가 말한다 어른이 되기도 전에 죽었는데 말인가, 요하네스가 말한다 그래 그렇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아침그리고저녁 #노벨상수상작 #욘포세 #노르웨이소설


물고기자리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사서

도서관 인생 16년.
오늘도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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