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이런 상상 해보셨나요?
책이 자라나는 나무가 되고 나무에 책이 열리고, 책 속 글자를 지우는 일 말입니다.
책이 정말 아름다운 게 뭔지 아세요? 깨끗한 책이 아름다운 책인가요? 아니면 내 손때가 묻은 책인가요? 아니면 책으로 나를 지키는 책인가요? 책이 정말 쓸모 있는지를 아름답게 이야기합니다. 가끔 책을 보다 보면 책 속에서 길을 잃습니다. 그러다 책을 모두 펼치고는 오랫동안 바라봅니다. 그제야 책은 조용해지고 나는 길을 찾습니다. 상상하는 책이야기입니다.
이 책들을 읽으면 마구 상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음껏 꿈꾸시기 바랍니다.
『책나무』
김성희 지음 ∣ 느림보 ∣ 2010년 ∣ 28쪽
도서관에서 책을 읽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책갈피가 아닙니다. 잎사귀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맞습니다. 잎은 자라납니다. 물론 햇빛을 받고 물을 먹어야죠.
나무가 되니 책나무라고 할 수 있죠. 책나무니까 책이 열리겠죠.
왜 이런 상상을 했을까요? 그런 세상을 꿈꾸는 건 아닐까요?
이 책에는 글자가 없습니다.
목판화 형태로 표현되고 갈색, 주황색, 연두색으로 단조로워 보이지만 사계절은 있습니다.
나무의 순수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꽃이 피면서 절정에 이릅니다. 책과 꽃의 만남은 책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순간입니다.
책장을 빨리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순간 책이 나에게 스며들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나무를 만들기도 하지만 나무가 책을 태어나게 하기도 한다고요.
『책청소부 소소』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 48쪽
소소는 책을 청소하는 사람입니다. 청소는 깨끗이 하는 일입니다. 책을 깨끗이 한다고요? 책에 있는 낙서를 지우는 것이 아닙니다. 책에 있는 글자를 지우는 일입니다. 그러면 안 된다고요? 왜요? 책에 글자가 없으면 책이 아니라고요? 걱정마세요. 모두 지우는 건 아닙니다.
책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을 때 소소에게 전화 하면 그 글자들을 지워주지요. 그런데 글자가 반항합니다. “조각은 지워지느니 폭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슬픔은 불쌍히 울었고, 흑흑흑, 비밀은 자기만 아는 걸 알려주겠다며, 속닥속닥, 변신은 무엇으로도 변할테니 지우지만 말아 달라며 매달렸어.”
“소소야, 놀자!” 끝말잇기도 하고, 줄넘기, 공놀이도 하면서 놀기도 합니다.
한편 새 글자를 맞이한 책들은 달라집니다. ‘펄럭펄럭’을 만나 하늘을 날고, ‘쑥쑥’을 만나 키가 크고, ‘퐁퐁퐁’을 만나 솜사탕을 만들기도 합니다. 소소의 도서관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환상 그 자체입니다.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책』
클로드 부종 지음,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2년 ∣ 30쪽
토끼 형제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책 속에서는 마음껏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이 없는 사람도 책 속에서는 약하지 않습니다. 그런 꿈을 꾸다 보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뭐든 이룰 수 있어서 책이 좋은 이유 아닌가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어느 날 에르네스트는 책을 한 권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책이라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생 빅토르가 궁금해서 달려듭니다.
형 에르네스트는 주의를 줍니다. “안 돼! 손 치워! 책은 조심해서 다루는 거야!”
도서관에서 지금도 듣는 이야기 아닌가요? 책을 다루는 법이라고.
또 들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은 읽는 거야. 글씨를 모르면 그림을 보는 거고.”
토끼들이 구슬치기를 하기도 하고, 여우가 당근 한 자루를 가져옵니다.
“나라면 그렇게 마음을 놓지 않겠어. 어떤 일이 있어도, 토끼는 여우한테서 도망을 쳐야 해.”
날개 달린 토끼들이 구름 속을 날아다닙니다. 진짜로 날개가 생길 수는 없어.
어떤 토끼가 초록용을 때려눕히기도 하고 사자와 여우를 훈련 시키기도 합니다.
토끼형제는 신났습니다. 그러다 진짜 여우가 나타납니다. 토끼는 큰일 났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요?
『책 씻는 날』
이영서 글, 전미화 그림 ∣ 학고재 ∣ 2011년 ∣ 48쪽
옛날에 책 씻는 날이 있었습니다. ‘책씻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 의례입니다. ‘책거리’라고 불리는 ‘책씻이’는 책을 깨끗이 씻는다는 말인데, 자신이 읽은 책을 깨끗이 손질하여 아우들에게 물려준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럴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인물 이야기입니다. 조선 중기에 살았던 ‘김득신’이라는 시인은 어릴 적 너무 아둔하여 수백, 수천 번씩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깨치지 못하면 그렇게 읽고 또 읽었다고 합니다. 억만 번을 읽고서야 문과에 급제합니다. 환갑을 앞 둔 나이 59세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책 읽기에 힘쓴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주상태
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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