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커피의 유혹, 커피와 함께 하는 수필, 소설, 인문학 이야기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커피에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시장규모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이며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53잔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커피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커피와 함께 책 속으로 빠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

김용범 글, 김윤아 그림 ∣ 채륜서 ∣ 2012년 ∣ 267쪽

시인이며 소설가인 저자는 예술향 가득한 커피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을 거쳐 터키에서 유럽으로 전해지는 커피로드의 가장 중심부 하레르에 천재 시인 랭보가 있었다고 하며, 에티오피아 모카하라에는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시향이 스며있다고 말합니다.
‘에드바르 뭉크 커피’는 마음이 우울하고 답답할 때, 무엇인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에 마시고 싶어,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떠오른다고. 뭉크는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있었고 비록 심신은 병들었지만, 누구보다 삶을 사랑해서,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어두운 그림자와 함께 달콤쌉싸름한 카페모카가 연상되는 이유라고. 이효석은 음악과 미술 등에 서구적인 취향을 지녔는데, 특히 커피에 관해서는 바리스타들이 감히 흉내도 못 낼 정도의 감식력과 지식을 지닌 전문가적 경지에 있었다며 <낙엽을 태우면서>를 소개합니다.
낙엽을 태우며 발견한 개암열매와 갓 볶아낸 커피 향. 그것이 우리가 즐겨 마시는 헤이즐넛 커피라고 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에서는 아프락사스란 야릇한 이름의 헤세 커피의 향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반 고흐는 유달리 커피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한 해가 저물 무렵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절실하게 한 잔의 커피와 빵 한 조각이 필요한 이유를 적어 보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유달리 커피를 탐닉한 이상의 제비다방 커피, 프란츠 카프카 커피, 전혜린 커피, 이사도라 던컨 커피 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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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

장상인 ∣ 티핑포인트 ∣ 2016년 ∣ 308쪽

저자는 파푸아뉴기니산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사업가와 홍보 상담을 했는데 첫 만남에서 ‘퇴짜’를 맞으면서 서점에 가서 커피 관련 책을 읽고서야 일감을 따냈고, 그때부터 커피농장 견학을 하면서 ‘검은 악마의 유혹’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커피농장을 체험하고 카페를 순례한 이야기를 담은 ‘팩션 소설’이라고 말합니다. 매혹적인 눈을 가진 여성으로 강리나가 나오는데, 미국에서 15년 이상 살다가 5년 만에 한국을 찾아오고 쌍둥이 동생의 후배인 원배를 인사동 길모퉁이 오래된 카페 ‘브람스’에서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원배 직업은 커피 수입업자고, 리나는 커피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대화 중심에는 ‘브라질은 팔레타의 불륜으로 세계 제1위의 커피 생산국이 되었다’는 등 커피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어 나오는 인물은 원배의 후배 김지훈인데 1급 바리스타고, 커피숍이나 카페를 직접 운영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후 예비주주 세 사람은 이대 앞 스타벅스에서 만나는데, 그곳은 1999년 한국에 상륙해서 최초로 문을 연 1호점으로 나름 개척자의 의미가 있습니다. 소설은 커피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사랑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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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향기』

게르하르트 J. 레켈 지음 김라합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 440쪽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커피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커피와 관련한 문화와 음모가 뒤섞인 매혹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음모를 파헤치는 인물이 커피를 숭배하는 커피 로스터 브리오니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토요일, 대도시 커피숍에서 몇백 명이 쓰러지고, 커피 기계는 멈추고 아무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려 합니다. 한편 초보 기자 아가테는 골똘히 생각합니다.
”커피회사를 협박하려는 범행이라면 어째서 커피콩으로 위장한 알약이 전국에 뿌려졌을까?” 또 대형 커피 도소매상 협회에 분노를 나타내는 글과 커피 재배 농민들을 착취하는 것에 반대하는 글을 쓴 브리오니의 정체가 궁금해졌습니다.
브라우니는 드라쿠스와 비마라는 싸구려 커피 공급업체가 시장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많은 도시의 커피 소비자들을 두려움으로 몰아넣고 싶어 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생각합니다. 이후 ‘시간 늦추기 협회’ ‘커피 박탈의 영향’ 등의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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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인문학』

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 368쪽

저자는 커피 향미를 탐구하면 할수록 와인, 사케, 맥주 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짙어졌다고 합니다. 향미를 지닌 것이라면 모두 관심을 가지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처럼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커피에서 나는 단맛과 와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위스키에서 감지되는 농밀함은 같은 것이라고. 왜 커피 인문학이냐? “커피에 대한 교양과 상식을 전달하고 기쁨을 높이기 위한 이야기 소재를 제공하고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는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끼리, 커피를 즐기는 행복한 시간에, 서로를 채워주는 값진 양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 책은 커피의 시원지, 카페 창조, 향미 등 커피가 만든 역사가 나오고, 커피와 항일운동, 다방, 고종 커피 등 조선을 깨운 커피이야기, 인스턴트 커피 혁명, 커피와 식민지, 르완다 커피, 우간다 커피, 콜롬비아 커피 등 커피 인문여행을 이어갑니다. “깨어나라, 아침이므로/ 아침의 포도주를 마시고 취할 시간이다/ 팔을 벌리라/ 영접할 아름다운 이가 왔도다.”라는 시와 함께 책 속으로 빠져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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