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으로 떠나는 초대장 – 오케스트라와 친해질 수 있는 그림책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올해 그림책의 해를 맞아 시니어 책 추천 사이트 <60book.net>은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해 <시니어 그림책 큐레이션>을 연재합니다.

오케스트라는 고대 그리스 극장의 청중석과 무대 사이의 공간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하여, 오늘날에는 두 명 이상의 연주자로 이루어진 기악합주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음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호기심을 품고 만나볼 수 있는 하모니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세계와 좀 더 친근해질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나보세요. 음악이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삶 속에 스며들어서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위로가 되면 좋겠네요. 음악의 선율에 좀 더 머무르고 싶다면 주위의 음악감상실, 음악도서관, 음악다방을 찾아 음표의 세계를 누려보세요.


1.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칼라 쿠스킨 글, 마르크 시몽 그림, 정성원 옮김|비룡소|2007년|48쪽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집에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공연장으로 이동하여 연주회를 준비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백다섯 명 음악가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인물을 관찰하는 재미로 가득한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주에 방해되는 팔찌는 착용하지 않거나 제비 꼬리처럼 생긴 연미복은 지휘자만 챙겨 입는다거나 악기 배치 등의 정보를 슬그머니 전달하기도 해요.

우리에게는 『코를 킁킁』으로 익숙한 『모두 행복한 날』과 『나무는 좋다』로 칼데콧상을 받은 마르크 시몽 작가의 그림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잘 드러나게 구성하고, 캐릭터의 결을 세밀하게 해석하여 몰입시키는 힘을 발휘합니다.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풍경이 책을 덮고 나서도 사진첩 속 사진 한 장처럼 기억에 남는데요. ‘검은색과 흰색으로 잘 차려입은 백다섯 명이 일하러 나왔어. 흰색 종이에 그려진 검은색 음표를 멋진 음악으로 바꾸는 일 말이야.’ 무더운 여름도 유쾌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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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알록달록 오케스트라』

안나 체르빈스카 리델 글, 마르타 이그네르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비룡소|2013년|36쪽

‘악기 소리’의 강약과 리듬, 원근을 시각적으로 잘 살린 그림과 다양한 변주로 구성된 연출 덕분에 심심할 겨를이 없는 그림책입니다. 형광색을 사용한 대비가 강렬한 그림인데도 오래 보아도 즐겁습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악기들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만드는 존재, 지휘자의 등장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요. 그림이 없는 펼침면은 여백이 주는 여운이 깊어서 이야기의 흐름을 더 상상하게 합니다. 세세하게 조율하는 지휘자의 역량을 이렇듯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네요. 볼로냐 라가치 상, 유로피안 디자인 상, 폴란드 IBBY 선정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작품의 저력이 느껴집니다.

뒷부분에 실린 악기 관련 정보는 음악의 깊은 세계로 뛰어들고 싶어진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앞면지에 무료해 보이는 관객들이 그려져 있는데, 뒷면지에는 관객들이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 치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어요. 마치 그림책을 따라 연주회 감상을 한 것처럼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책을 덮으며 뒷표지에 담긴 바코드 디자인까지 놓치지 마세요. 트롬본을 연주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작가의 재치가 돋보입니다.

그림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서로의 소리를 모으고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며 조화롭게 해요. 사랑의 불꽃이 뜨겁게 피어오르고 새들의 노랫소리와 사냥의 함성도 들려오지요.’라는 문장은 오케스트라를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건 서로 배려하며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쌓여 있기 때문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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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 첫 오케스트라』

사도 유타카 글, 하타 고시로 그림, 김숙 옮김|북뱅크|2018년|40쪽

지휘자 아빠를 따라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에 가게 된 미미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가기 전 아빠와 주인공의 대화는 단순해 보이지만 마냥 가볍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사도 유타카의 글은 음악의 의미와 쓸모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하는 듯 묵직하게 전해져 옵니다.

넓은 연주회장에 들어서서 높은 천장, 화려한 조명이 가득한 무대를 마주한 미미의 뒷모습에서도 설렘이 엿보이네요. 베토벤 제9교향곡 1악장에서 4악장까지 연주가 진행되면서 하모니가 펼쳐지는 순간을 아름답게 담고 있어요. 악보 안에 수렴된 음표들이 아이의 몸에서 리듬을 입고 튕겨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연주회장에 있는 모든 존재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순간 연주회장은 환성으로 뒤덮였습니다. 콘서트홀을 나설 때 별들이 무척이나 빛나는 밤하늘 아래 지휘를 하는 듯한 미미의 모습은 음악이 이 세상을 꽉 채우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지휘자인 아빠는 오케스트라가 하나가 되면 연주회에 온 관객들도 하나가 된다고 말하면서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말이야. 그럴 때가 더할 나위 없이 최고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미는 마법에 빠졌을까요? 궁금하면 책으로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해 보셔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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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그림책연구모임 (어그연)

    변영이

2019년 가을에 결성된 연구 모임입니다.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함께 읽고, 공부하고, 추천합니다. 함께 지은 책으로『어른 그림책 여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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