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매력

 

우리는 늘 무언가를 쓴다. 그리고 읽는다. 말하고, 읽고, 쓰는 순이지만 잘(내가 의도한 대로) 쓰려면 많이 읽어야 된다. 물론 어떤 글쓰기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글쓰기란 독서량이 많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일상적인 글부터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어도 잘(내가 쓰려는 내용을 표현하는)쓰기 어려운 글쓰기까지 글쓰기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담아본다. 글쓰기의 매력은 각자의 성향, 처한 상황, 호기심의 정도, 지식의 차이, 나이 등. 그 다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이 존재할 것이며, 그것이 재미, 흥미로움, 필요한 소통, 일의 해결 등.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을 느끼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나를 포함해서 시간이 많아지는 시기에,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직접 글을 쓰기를 바라면서 소개한다.
 


1. 『날마다 글쓰기』 – 글쓰는 습관을 만드는-

루츠 폰 베르더, 바바라 슐테-슈타이니케 ∣ 들녘 ∣ 2004년 ∣ 319쪽

글쓴이가 프롤로그에서 ‘인간에게 자아표현의 욕구를 거세시키지 않는 한 그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오랜 시간 다양한 사람들에게 글쓰기 훈련을 시켜본 본인은 이 책에서 그 능력을 배양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글쓴이와 다르게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가르치는 일을 임했다. 국어교사로 30년, 말과 글쓰기보다는 읽기에 많이 치중한 것도 그런 내 생각이 작용했다. 읽어야만 바른 말도, 멋진 말도 할 수 있고, 좋은(?) 글,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학교도서관을 살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한 것도 그런 내 생각이 힘이 되었다. 이런 생각은 틀리지도 맞지도 않다. 다만 이런 내 생각은 내가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글쓰기 지도를 할 때 역시 노력을 덜 하게 했음을 고백하는 거다.
이 책은 여섯 쳅터로 나누어, 글쓰기의 기쁨이 오랫동안 지속 되도록 어떠한 주제를 어떤 방법으로 다룰 것인지 제안하고 있다. 글쓰기를 가르칠 사람이라면 제법 눈이 번쩍할 구체적 방법도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나는 이 책이, 다른 책보다 더 특별한 방법을 제시해서도 월등하게 훌륭해서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책을 가르치는 사람, 국어교사의 입장에서 읽지 않고,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의 마음으로 읽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할 글쓰기의 매력을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쳅터 1, 창조적인 글쓰기 파트에서는 글쓴이가 글을 쓰기 전에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결정하고 나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과 함께 아주 많은 질문을 던진다. 제시한 구체적 여러 방법은 글을 쓸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글을 꾸준하게 쓰려면 분량을 나누어 규칙적으로 쓰라는 말, 의식(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매일 글을 쓰라는 말은 꼭 소개하고 싶은 대목이다. 이어지는 챕터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문학적인 글쓰기, 나를 치유해주는 치료적 글쓰기, 나를 찾기 위한 철학적 글쓰기로 나누어 다양한 방법적 팁을 주고 있다. 각 쳅터에 맞는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고 예시도 넣었다. 연습하기를 이용해서 당장 써보고 싶게도 했다.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를 우리는 매일 어떤 식으로든 하고 산다. 글쓰기의 매력을 알 수 있다면 어차피 써야 할 글이 덜 힘들지 않을까? 필요한 글쓰기도 수월하게, 글로 표현해서 위로도 받는다면 좋지 않을까? 위로까지 되지 않더라도 글쓰기를 통해 진짜 내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기대한다. 그럴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날마다 글을 쓰고, 그러기를 권하는 이런 책을 눈여겨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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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이권우 ∣ 한겨레출판사 ∣ 2015년 ∣ 254쪽

‘잘 읽고 깊이 토론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글쓴이 생각에 동의한다. 청소년 시절 한국문학에 빠져 소설을 쓰고 싶어 열병을 앓기도 한 나는, 적어도 소설가가 되려면 타고나거나 나만의 기막힌 스토리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나며 소설을 쓰지 못하는 나를 위안했던 시간이 길었다. 물론 타고 나야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기막힌 스토리가 있어도 쓸 수 없음은 아주 오래전에 깨달았다. 그런 내가 이리 서평을 쓰고 있는 것은 같이 읽고, 깊게 토론한 그 힘에 기대었음을 알고 있기에 책 읽기가 글쓰기의 기본임을 깊게 공감한다.
이 책은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 시작해 고전을 통해 책 읽기 기술을 서술하고, 글쓰기가 쉬워지는 효과적인 독서법, 제대로 쓰는 법을 서술한 2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쓰기의 기본부터 유형별 글쓰기까지 책을 읽어야 쓸 수 있음을, 그리고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하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고 매우 단호하게 그러나 담담하게 서술해서 더 설득력이 있다. 몇 번이고 고개가 끄덕여졌고, 독후감과 서평 쓰기의 사례와 함께 서술한 대목은 책 소개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황금같은 팁이었다.
말을 잘 하고 싶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글이 아니어도 표현이 가능한 많은 매체가 있지만 글은 그 모든 것이 기본임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중요한 글쓰기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노력으로 극복된다면, 그래서 글쓰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쓰는 글쓰기가 어떤 식으로든 나를 포함한 타인에게도 필요한 일이라면 멋진 결과다. 특히 자신을 포함해서 그 글을 읽는 이들에게 감정적으로 위안이 되거나 도움이 된다면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으므로 그런 노력을 해보고 싶다고 느끼고, 노력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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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쓰기, 이 좋은 공부』

이오덕 ∣ 양철북 ∣ 2017년 ∣ 396쪽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책장에서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여러 번 읽었음에도 다시 읽으니 또 다른 감동이 있다. 학교 현장에 있는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나 스스로 정립되어야 했다. 그래서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했던 동료들과 같은 책을 읽고, 깊게 토론했다. 그 힘이 진정한 독서운동을 비교적 고민없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제 나는 학교 현장을 나와, 긴 시간 나에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때가 다가온다. 그런 나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읽음으로 위안받고, 쓰면서 치유되고, 그리고 기쁨과 의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다가 위 두 책에서 말하고 있는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메시지가 이 책을 통해 접했다는 기억이 났다. 글쓰기의 기본서인 이 책은, 영향을 받지 않은 교사나 독서운동가가 없고, 나를 위한 글쓰기에서도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모든 대목이 다 관련이 있지만 아이들이 글을 쓰면 위로도 받는다는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이 글에 ‘진즉에 이렇게 생각한 것을 글로 쓰면 좋았겠지요’p399) 대목에서 내가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은 이유가 분명해졌다. 우리 모두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위로받을 수 있다.
이오덕 선생님 책은 비교적 알려진 책들이라 혹시라도 그 전에 소개한 적이 있을지 검색까지 해 봤고, 이 지면이 시니어 책 읽기 소개 사이트고, 새롭게 나오는 글쓰기 관련 좋은 책들도 많은데 이 유명한 책을 굳이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글을 묶으며, 이 책을 빼놓을 수 없었다. 선생님의 많은 책 중에 글쓰기 지도 길잡이인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아이들(초등학생) 글과 그 글을 바탕으로 갈래별 글쓰기에 관한 선생님의 의견과 사례를 통한 설명이, 초보 글쓰기를 시도할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어서다. 지금의 나에게 그러하듯.
이 책에서 강조하고 주장한 아이들의 글쓰기 훈련의 진정성은 이오덕 선생님을 비롯한 독서 운동가들 덕에 그래도 많은 부분이 실천되고 있다. 물론 그때 그때 다시금 바로 잡아야 할 수만 가지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해 가야 하지만 말이다. 선생님이 말하고 있는 글쓰기의 기본과 방향은 초등학생만 적용되거나 학교 현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글쓰기, SNS 글쓰기, 영상에서의 모든 글, 그리고 어른들의 글쓰기에도 다 적용된다. 이 책이야말로 글쓰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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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라

숭곡중학교 국어교사.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전 대표. 서울학교도서관모임 회원.
책을 통해 성장한 저는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해서, 평등하고 온기가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꿈꾸었습니다. 성찰이 있어 평안한 60+의 인생을 향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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