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찬찬히 바라보자,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 어떤 기억으로 거니느냐, 어떤 속도로 살아가느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각자의 인생 나이테에 따라 삶에 대한 기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의미 있는 삶이냐 아니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살아가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볼 순 있습니다. 삶이 흔들릴 때 자신을 바로잡아주거나 자신의 흐름을 찾아가야 하거나 하는 등,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삶을 그냥 보시면 됩니다. 자신을 바꾸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리듬을 찾고 싶을 때, 잠시 바라보시면 됩니다. 리듬 속으로 몸을 맡기기 위해 읽으셔도 됩니다. 물론 지나쳐도 괜찮습니다.
 



1. 『오늘, 뺄셈』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92쪽 ∣ 2013년

오직 글로만 소통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이야기합니다. 삶의 철학을 담은 몇몇 글은 다른 철학 지혜 이야기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주로 ‘뺄셈의 철학’을 담았습니다.
“당신은 그림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어요. 뺄셈의 미학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예술은 결국 어떤 것을 얼마나 빼느냐에 달려 있거든요.”라고 말하면서, 우리 삶은 뺄셈의 철학이 절실하다고 합니다. 어차피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해서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세상에 쫓기지 않고 온전한 삶의 주인이 되길 위해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47개의 이야기로 말합니다. 삶을 진실하게 마주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것을 빼내고 자신만의 세계로 나아 가기를 권합니다. 저자는 “바로 오늘, 뺄셈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매일 인생의 밑그림을 새롭게 그릴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스위스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주민카드에 몇 번째 국민인지를 나타내주는 이름 등을 적는데, 아이의 경우에는 재산 규모 대신 ‘시간’을 적는다고 합니다. “‘어제’가 이미 쓴 돈이고 ‘내일’이 아직 은행에서 찾지도 않은 돈이라면 ‘오늘’은 가장 가치고 높은 ‘수중의 현금’”이라고 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라고 말합니다.
자꾸 비워야 성장할 수 있고, 비우면 비울수록 더 많은 새로운 것을 품을 수 있다고 노승의 가르침도 ‘빈 잔의 마음’에서 말하고, 움켜진 손을 펴라고 하면서 폭풍우가 치는 어느 날 밤, 가장 좋은 방법 이야기도 합니다. “손을 움켜쥐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지만, 손을 펴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하면서 삶을 바꿀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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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유용주 ∣ 작은것이아름답다 ∣ 216쪽 ∣ 2014년

짧은 기억이 이어집니다. 숲길에 관한 기억입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겨울이 왔군요. 속울음 삼키면서 걸었던 기억들을 그대에게 부칩니다.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도 그저 걸었습니다. 낮게 엎드려서 견디는 일 말고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걷다가, 세상의 길가에 넘어져 피 흘리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합니다. 그는 ‘상처가 난 길‘을 걷고, “길에는 땀이 묻어 있다/ 베개에 침이 묻어 있고/ 벽에는 흙탕이 묻어 있다”고 읊조립니다. 그는 걸으면서 단순함에 대해서 생각한다고 합니다. “단순하고 깨끗하다. 몸 안에 나쁜 피가 다 빠져나간 느낌이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운동은 사람을 깨끗하게 한다.”고. 그러면서 계속 걷다 보면 분노를 삭이고 식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는 참 오래 걸었고 하루도 빠짐없이 끊임없이 걸었는데, 걷지 않으면 답답해서라고. 그러면서 자신은 삶은 오직 걷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새벽에도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심지어 한밤중에도 걸었다고 적었습니다. 또 들길, 해변길, 공동묘지, 아스팔트 포장길, 포장 안 된 자갈길, 험한 바위산길, 논두렁길, 계단을 걸었고 틈만 나면 걸었다고 합니다. 걸으면서 봄에는 꽃을 만나 좋았고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 다양한 자연 속에서 걸었다고 합니다.
시 산문집입니다. 시처럼 짧은 문장으로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걸으면서 당당해지는 법을 배웠고, 어떻게 걸었고, 어디를 걸었고 그러면서 상상력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읽으면 좋겠습니다. 눈을 감고 읽어도 좋겠습니다. 어떻게 읽느냐고요. 읽고 눈을 감고 떠올리는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때로는 내 생각으로, 때로는 흩어지는 생각으로 읽으면 됩니다. 눈으로 문장을 따라가는 것으로 됩니다. 이런 문장입니다. “나는 쓰는 놈이다. 일하면서도 쓰고, 먹으면서도 쓰고, 싸면서도 쓰고, 잠자면서도 쓴다. 빨래하면서 쓰고, 설거지하면서 쓰고, 장 봐오면서 쓰고, 음식 만들면서 쓴다. 걸으면서도 쓰고, 뛰면서도 쓰고, 수영하면서도 쓴다. 술 마시면서 쓰고, 화를 내면서도 쓰고, 미워하면서도 쓰고, 웃고 울면서도 쓴다.”
어쩌면 속절없이 내뱉은 문장으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빠져들다 나오고 싶기도 하겠죠. 그런 기억을 뿌려가며 읽으시면 됩니다. 시로 산문을 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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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슬로우』

 플로리안 오피츠 지음, 박병화 옮김 ∣ 로도스 ∣ 268쪽 ∣ 2011년

저자는 속도와 기술을 깎아내리지 않고 오히려 유용한 가속화와 그렇지 않은 가속화를 구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때로 여유를 가지고 우리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슬로우”, 천천히 움직여야, 그런 속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람직한 삶에 어울리는 속도”를 강조합니다.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속도”가 얼마인지에 대한 답을 찾으라고 합니다. 저자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최근에 자신에게 시간이 너무 없었다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함을 깨달으면서라고. 그러면서 아들이 태어난 뒤 자신이 시간을 어리석고 불합리하게 쓰고 있어서, 하는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생각했다고. 영화 제작으로 밥벌이를 하면서 좋은 아빠, 친구, 배우자, 동료, 아들, 형제가 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분명 과거에 비해 문명이 발달하여 훨씬 많은 시간을 누리고 수명도 길어졌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그러면서 자신의 생활공간의 규모에 따라 삶의 속도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대도시에 있을 때와 고향마을에 있을 때 시간을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시간 부족 현상은 시간을 절약하는 능력에 비례해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이 수수께끼의 정체를 추적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간 관리 제왕을 만나고, 100만 분의 1초 빠른 뉴스를 전한다는 로이터 통신 유럽 본부를 찾아가고, 제도권에서 탈출한 금융전문가, 산골 농장의 바츨리 가족, 황무지로 떠난 노스페이스 창업자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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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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