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내 손안의 작은 미술관’ 그림책의 해입니다. 1월엔 기발하고 재밌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집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곰은 자신이 행복하게 살 집을 찾고,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전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도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멋진 집을 지어주는 이안도 있고, 작고 낡았지만 딱 알맞은 집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요즈음 다양하고 예쁜 집들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인기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공간을 엿보며 나와 다름과 같음을 돌아봅니다. 집은 우리에게 편안함과 행복을 주지만,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며 사는지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집은 어떤 집인가요?
1.『커다란 집』
박혜선 글, 이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60쪽
저 많은 집중에 내 집은 어디 있을까? 곰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 내 집이 갖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꾹 참고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합니다. 드디어 집이 생기자 바빴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려한 친구 집을 보니 내 집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더 멋지고 완벽한 내 집을 위해 잠을 아껴가며 일을 합니다. 그런데 왠지 물건을 채울수록 마음은 답답하고 숨이 막힙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고, 놀고 싶어도 함께할 친구도 없습니다. 물건으로 가려진 창을 보며 다시 짐을 조금씩 비우기 시작합니다. 집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 믿었던 곰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작은 집 안에 몸을 구겨 넣은 곰의 모습이 담긴 책 표지가 인상적인 『커다란 집』은 진정한 집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2.『우리가 꿈꾸는 집』
아르튀르 드레퓌스 글, 라파엘 주르노 그림 | 이주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 64쪽
할아버지는 건축가를 꿈꾸는 손녀에게 자신이 만들었던 가장 재미있고 특이하고 신기한 집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거꾸로 된 세상을 닮은 집, 디자이너의 옷처럼 입는 집, 매일 새로 짓고 다시 부술 수 있는 블록 같은 집도 보입니다. 10년간 감옥에 살았던 사람은 벽이 없는 집을 바라고, 그리고 글자로 만든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유명작가도 있어요. 정치인은 누구나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집을 원하고, 항상 떠나고 싶은 가족을 위한 집도 있습니다. 다들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바람을 집에 투영한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기상천외한 집들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집은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오랫동안 집 짓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이 꿈꾸던 집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편지를 씁니다. 프랑스 젊은 작가상, 오렌지상 수상 작가인 아르튀르 드레퓌스의 『우리가 꿈꾸는 집』은 독특한 창의력과 유머로 어릴 적 꿈꾸던 세상을 집으로 만나게 해줍니다.
3.『이안의 멋진 집』
박준엽 글, 신아미 그림 | 오늘책 | 2022년 | 28쪽
『이안의 멋진 집』은 2023 볼로냐 국제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과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우수상 당선작으로 예술가 아내의 그림과 공학도 남편이 쓴 첫 책입니다. 건축가 이안에겐 세 친구, 과학자 마틴, 예술가 라파엘, 정원사 발렌티노가 있어요. 어느 날, 이안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그들이 원하는 집을 지어주기로 합니다. 마틴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관 같은 공간을 원했어요. 척척박사 세탁기와 땀나지 않는 운동기구도 추가합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라파엘은 여보세요 입술, 시간이 흐르는 시계 등 예술작품이 가득한 미술관 같은 집을 원하죠.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발렌티노는 구슬 선인장과 아이스크림 나무처럼 여러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식물원 같은 스타일을 원했어요. 서로 자기 집이 가장 좋다고 자랑하는 친구들을 보며 이안은 모두가 좋아할 집을 짓기로 합니다. 이들은 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다른 친구가 좋아하는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사는 즐거움을 배웁니다. 정교하고 기발한 발상의 그림은 그림책이 주는 매력을 맘껏 선사하고, 숨은그림도 찾을 수 있어 상상력과 재미를 더해줍니다.
4.『딱 알맞은 집』
신순재 글, 은미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 44쪽
여기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둘이 살기에 딱 알맞은 집에 사는 사이좋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지도와 밧줄을 손에 든 할머니와 앞치마를 입고 딸기 케이크를 들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대비되며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탐험가 할머니는 외출 후 돌아올 때마다 집 잃은 고릴라, 코끼리, 북극곰, 대왕고래를 차례로 데려옵니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기꺼이 동물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조금 좁긴 하지만 이만하면 딱 알맞은 집’이라고 여깁니다. 하루하루 거대한 몸집의 동물들이 작은 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러니한 장면들을 보면서 독자는 마음을 졸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포개고 꽉꽉 끼어서 자더라도 맛있는 음식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행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주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집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과연 집은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을 통해 집이란, 작은 공간이라도 함께하며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곳임을 알려줍니다.
어른 그림책 연구모임
어른그림책연구모임 – 배수경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아름다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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