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함이 필요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옷깃을 여기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 눈물을 참아야 한다고 아니 참지 말라고 하고, 모든 걸 떠나보내고서야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그래도 끝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따스함을 위하여 반쪽을 찾아 나서는 책입니다.
1. 『눈물을 참았습니다』
이하연 지음∣책읽는곰∣40쪽∣2024년

눈물을 참았습니다, 나도 가끔 참습니다. ‘울컥’하는 날이 있는데 그럴 수 없다고 그래선 안 된다고 약해지지 않기 위해 나를 길들여왔습니다. 드라마를 보며 울다가 눈치를 봤습니다. 흘러내린 눈물은 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지만.
우린 눈물을 참으며 살아갑니다. 은비도 영호 씨도, 미경 씨도 선아도, 덕수 할아버지도 눈물을 참거나 삼킵니다. 이유를 알고 나니, 더욱 울고 싶게 만듭니다.
울면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없어서라고. 이런 이유가 못마땅합니다. 그게 울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 큰 어른은 울면 안 되나요? 체면이 그리 중요하나요? 안간힘을 다해 눈물을 참는 미경 씨는 어찌하나요? 죽어라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선아는 눈물을 꿀꺽 삼키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눈물은 누른다고 눌러지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장면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흡 훌쩍 으으엥……”
그리고 ‘때론 눈물로만 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그림에서 안심했습니다. 가슴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림책은 눈물을 참아야 한다고, 아니 어떨 때는 참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지 모릅니다.
2. 『피오렐로 씨의 헤어스타일』
세실리아 루이즈 지음, 김지은 옮김∣미래엔아이세움∣64쪽∣2024년

서글픈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 같아서입니다. 30년 만에 대학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이마가 벗겨진 친구를 못 알아봤습니다. 그 친구는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머리숱이 별로 남지 않은 친구도 받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아픔이 묻어나 착잡함을 떨칠 수 없는 그림책입니다. 마냥 웃을 수만 없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가요? 그건 각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오렐로 씨는 한 때 머리카락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굵고 풍성한 곱슬머리였습니다. 하루 종일 출렁이며 다녔고 잘 때는 베개처럼 베고 자고 꿈도 꾸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우리가 가장 아끼는 것이나/ 절대로 떠나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일수록/ 우리 곁을 떠나기 마련이에요.”라고. 그때부터 남은 머리카락 세 올 때문에 피오렐로 씨는 모든 수단을 다 써 봅니다. 그게 아무 소용이 없던 날,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마음먹고, 어떻게 할 수 없는 건 내버려두기로 결심한 그날”입니다. “정수리에 있던 세 가닥의 머리카락이 한 올도 남김없이 떠나버렸습니다.” 그때 눈물을 흘립니다. “행복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그는 알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어쩌면 이럴까요? 당신은 어느 편인가요?
그다음이 중요했습니다. 피오렐로 씨가 결심했으니까요. 그림책을 펼치면 알 수 있습니다.
3. 『주름 때문이야』
서영 지음∣키다리∣52쪽∣2023년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외모에 신경이 쓰입니다. 젊었을 때와는 다른 차원입니다. 남들은 그리 자세히 보지 않지만, 자신만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급기야 기념사진을 피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나이 들어 더 멋있어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얼굴 아니 외모는 살아온 흔적이니까 삶이 나타나 아름다워 보입니다. 삶의 나이테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멋진 씨는 산책을 좋아했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늘 다니는 길로 경쾌하게 걷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만나면서 기분은 좋아집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글씨가 흔들흔들 보입니다. 안경 점에 갔습니다. 그때부터입니다. 거울을 보고 놀랍니다.
“온통 주름투성이잖아?”
이때부터 지레짐작합니다. 뒷말을 듣기 불편해서입니다.
“멋진 씨! 세상에나, 얼굴에……”/ “내 얼굴에 주름이 많다고 말하려는 건가?”
그리고 도망칩니다. 도서관으로 가서 주름 없애는 방법을 찾아 읽고 노력합니다.
“탁 탁 탁 돌돌돌 히히히힣 끙(물구나무) 오물오물 하하하하하하 하 으헙! 뜨헙!”
눈물 나게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모든 일이 가끔 그렇듯이 끝이 아름답습니다.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아무튼 허무합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보시길.
4. 『빨간 장갑』
이리야마 사토시 지음, 황진희 옮김∣킨더랜드∣40쪽∣2021년

추운 겨울엔 장갑이 필요합니다. 손이 따뜻해야 온몸이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아침, “빨간 장갑 한 짝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곧 돌아오겠지.” 하지만 눈발이 거세지고, “이대로면 눈에 파묻혀 버릴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다른 한 짝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거리는 눈이 와도 북적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넓은 도시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도대체 이 넓은 도시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그렇습니다. 빨간 장갑은 자신이 너무 작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거리를 헤매고 다닙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또 헤어질지도 몰라.’ “아! 미안해요. 잘못 봤어요.” 이렇게 조금씩 지쳐가고 주위는 어두워지고 혼자 남습니다. 공원 벤치입니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낙엽을 모으던 일. / 첫눈이 내리던 날, 작은 눈사람을 만들던 일. / 햇살에 따스해진 고양이의 머리를 스다덤던 일. /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우유를 마시던 일.”
추억이 떠오릅니다. 빨간 장갑은 추운 겨울날 어떻게 될까요?
주상태
- 작가·전 교사
오늘도 사진과 책, 책과 사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 60book.net 홈페이지에 실린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이미지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 이미지와 텍스트를 포함한 모든 저작물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다운로드, 인쇄, 복사, 공유, 수정, 변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60book.net)를 밝혀야 합니다. (CC BY-NC-SA)
❤️콘텐츠를 사용하셨다면, 사진이나 캡쳐본을 메일(bookyearkorea@daum.net)으로 보내주세요.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